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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나: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정체성 해체, 역할 동일시

by 이서명

직장과 나:

회사가 아닌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역할 동일시 해체 – 내가 맡은 일이 곧 나일 필요는 없다


정체성 이론(Identity Theory) : 사람은 사회적 역할과 자기 정체성을 구분하지 못할 때 혼란을 느낀다. 내가 맡은 일이 곧 나라는 착각은 삶의 방향을 좁힌다.




“그래서, 지금은 무슨 일 하세요?”
“어디 소속이신가요?”

누군가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먼저 오가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답하는 순간, 우리는 나도 모르게
'일'과 '나'를 겹쳐서 말하고 있다.

회사, 직책, 소속, 프로젝트 이름이 곧 ‘나’가 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꾸만 직업이 곧 나 자신인 것처럼 살아간다.




일과 나, 겹쳐진 삶에서 잃어버린 것들

회사에서의 성과, 역할, 직함이 ‘존재의 증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다 퇴사하거나, 부서 이동을 하거나, 잠시 일을 쉬게 되면 깊은 허탈감이 찾아온다.
특히 정년퇴직자나 60~70대가 되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나는 지금 누구지?”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건 내가 ‘쉴 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이 없으면 나도 없는 것처럼’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주 조용한 정체성의 혼란이다.




내가 일하는 이유는 회사 밖에도 있어야 한다

당연한 말 같지만, 우리는 가끔 이걸 너무 쉽게 잊는다.

내가 일하는 이유는 단지 ‘월급’을 받기 위해서만도 아니고,
‘승진’이나 ‘인정’을 위해서만도 아니다.

가끔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어서,
가끔은 배운 걸 나눌 수 있어서,
가끔은 그 일이 재미있어서,
그런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일할 수 있다.

회사의 존재가 아니라, 내가 가진 의미가 일을 뒷받침해야 지속 가능한 삶이 된다.




질문

회사라는 틀을 벗었을 때도, 나는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을까요?

나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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