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부르는 건 좋은 차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다
KTX로 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부산에서 서울 가는 길, 어떻게 하면 가장 빨리 갈 수 있을까? 비행기로 간다? 순간이동으로 간다?
정답은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좋은 사람과 함께 이야기 나누다 보면 어느새 서울에 도착했다는 방송을 듣게 된다. 이게 바로 신통방통 순간이동이지 무엇일까?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차는 어떤 차일까? 따로 고민하지 않고 나오는 답이 나온다. 차 종류를 불문하고 좋은 사람과 마주 앉아서 마시는 차는 무조건 맛있다.
좋은 차가 좋은 사람을 부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과 마시는 차는 어떤 차라도 좋으니 차보다 사람이 우선일 테다. 좋은 차를 골라 마시는 것만큼 좋은 사람과 함께 자리를 가질 수 있으면 어떤 차를 마셔도 만족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과 차 마시는 자리를 자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해 보자. 좋은 사람을 찾아서 사정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시간을 내준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원한다고 그런 자리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싶다.
어쩌면 누구라도 나를 찾아올 만큼 편안한 사람이 나라면 좋은 자리를 자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편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하면 되겠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찻자리는 묘하게도 서로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되니 내가 모자란다는 마음만 가지면 된다.
찻자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가르치려 하는 말이다. 그래서 차를 내는 팽주가 질문을 잘하면 게 함께 하는 사람이 편한 분위기에 있을 수 있다. 차를 두고 마주 앉아서 서로 사는 얘기나 차에 대해 궁금한 점을 서로 묻고 답하면 얼마나 편한 자리가 되겠는가?
차보다 사람을 우선 하는 자리라야 누구와 함께 해도 좋은 차를 마실 수 있다. 서로 멘티와 멘토가 될 수 있는 자리에서는 어떤 차를 마셔도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자리에서 함께 한 사람이라면 다시 또 만나고 싶은 그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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