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는 차 자체의 정체도 중요하지만 보관 환경이 더 중요하다
보이차는 마시는 이력만큼 많이 소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맛있는 차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지요. 차를 마시려고 고르면서 마실만한 차가 많아서 망설이면 수장하는 눈이 좋은 것입니다. 아니면 반대로 손이 선뜻 가는 차가 없어서 실망하고 있다면 틀림없이 싸고 좋은 차라고 구입했던 것이 됩니다.
손이 선뜻 가는 차가 없으시다면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일 겁니다. 보이차는 차 생활을 오래 하게 되면 입맛이 까다로워지기 마련이지요. 보이차를 마시다 보면 입맛도 그렇지만 몸으로 느끼게 되는 반응이 갈수록 예민해집니다. 그 반응은 달고 쓰다는 부분은 입맛 때문이지만 머리가 아프고 속이 거북해지는 건 몸이 거부하는 현상이라 이건 마실 수 없으니 큰 문제입니다.
숙차의 발효 과정이나 보관 상태에 따라 마시면 거북해지는 차가 있습니다. 생차도 90년대 차는 머리가 아파오고 속을 불편하게 하는 차가 적지 않습니다. 몸 반응으로 마시기 어렵게 되는 차들은 대부분 엽저가 검게 탄화되었거나 이파리가 딱딱해지는 목질화된 상태입니다. 쓰고 달다는 입맛은 지금 안 맞아도 나중에 차가 변하고 입맛도 달라지면서 긍정적인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보이차는 훗날을 기약한다는 말이 적절하게 적용되는 후발효 차의 매력으로 차 생활이 흥미진진해지지요.
그렇지만 오래 두고 마시는 차라서 보관 환경에 영향이 절대적이며 같은 차라도 다른 미래가 결정됩니다.
습한 보관 환경에서 곰팡이가 핀다던가 나쁜 냄새가 배면 마시기 어려운 차가 아니라 못 마시는 차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쓰고 떫은맛이 많아서 고개를 저었던 차는 훗날에 가까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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