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나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청소년기 시절에도 방향은 다르지만 나에 대해서 늘 생각을 했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내가 태어났다면 세상을 살아갈 이유는 무엇일까?
코칭을 함께 공부했던 코치님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에서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예수님의 위대한 질문`이라는 책이다.
코칭을 할 때 질문이 중요하기에 질문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했던, 우리에게 하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중에서 내 마음이 머무는 문구가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작은 것도 크게 쓰신다.`
라는 내용의 문구였다.
나는 스스로를 매우 작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뛰어난 것도 없고, 그저 세상을 구성하는 한 사람으로서 살아간다고 생각을 하다 보니 스스로가 참 작게 느껴진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작은 나도 크게 쓰신다니, 그럼 나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쓰실까? 궁금해진다.
작지만 크게 쓰임을 받으려면, 일단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늘 못 가진 것에 대한 불만만 가득이었는데, 내가 가진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을 해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남편과 아들이다. 처음에는 무관심한가 싶었던 남편의 태도가 요즘은 참 고맙게 느껴진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해볼 수 있으니까. 까칠하고 예민해도 나와 비슷한 기질을 가진 아들이라 크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그다음은 우리 집.
좋은 입지의 집은 아니어도 우리 세 식구 살기에 충분하고, 여름엔 더위를 피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으니 집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다음은 돈.
돈은 늘 더 벌고 싶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다.
백화점에서 가격표 안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사는 꿈. 한 번쯤은 다 꿔보지 않을까?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 돈이지만, 우리 가족이 먹고사는데 큰 지장이 없으니 그것도 감사하고, 필요한 곳이 생기면 쓸 돈이 있으니 그것도 감사하다. 덕분에 내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돈을 써야 할지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을 해보게 된다. 이것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어쩔 수 없이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 싫지만, 내가 선택해서 지출을 줄이는 건 재미있기도 하다. 지출 계획을 세우고, 오버되는 것 없이 지출하는 것도 생각보다 꽤 즐겁다.
시간도 감사하다.
늘 시간에 쫓기듯이 살지만, 한정되어 있으니 어디에 더 시간을 쓸지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정을 하는 것을 통해 나를 더 잘 알아야 하고,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고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다.
그리고 사람들.
편안한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힘들 때 도움을 주고 응원을 해주시는 지인들이 있어서 그 덕분에 내가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 내가 뭔가를 주지 않았는데도 늘 나를 챙기고 신경 써주는 지인들은 나에게 정말 고마운 존재다.
마지막으로 하나님.
나는 아직까지 믿음이 큰 사람은 아니지만, 조금씩 하나님에 대해서 알아가는 중이다. 점점 나의 믿음도 커지기를 바란다. 작은 믿음이지만 왠지 믿는 구석이 생긴 것 같아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지는 느낌이다.
내가 가진 것들을 적다 보니 내가 그동안 생각보다 잘 살아왔구나 싶다. 내가 받은 것도 상당히 많다. 이런 삶을 두고 불평을 하고 있었으니 어찌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아주 작은 것이지만, 그것을 아끼고 관심을 가지면 나에게는 큰 존재가 된다.
물건 중에서 비싼 건 아니지만, 내 손때가 묻어 있는 물건처럼.
나도 작지만, 내가 나를 잘 가꾸어가면 세상에서 점점 더 나의 가치가 생기지 않을까?
작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할 때, 그것은 비로소 반짝반짝 빛난다.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작은 것도 소중하게 여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