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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 Nov 27. 2024

미워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는
그가 미웠다

열한 번째 마후문


나는 그를 미워하지만,

미워할 수 없다.


그는 이런 사람이다.


자신의 일. 투자, 노후 준비,

그 모든 것을 만족할 수준으로 준비하고 싶어서,

1분 1초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내가 그를 안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늘 한결같다.

그 20년의 지난 시간이 말이다.


그는 그랬다.


거의 잠은 하루에 5시간 내외로 잔다.

남는 시간?

그에게 남는 시간이란 없다.

잠잘 시간도 쪼개어서 꿈을 쫓아간다.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그가 원하는 것은 안락한 노후이다.


안정적으로 고정 수입이 일정 이상 들어오는 것.


그래서,

어느 날 그 조건이 마침내 충족되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노후를 즐기는 것이다.


이해한다.


그의 꿈을.

그가 그리는 미래를.

그의 불안을.



나는 그에게 꿈나무라고 말했다.


00, 00는 꿈나무 같아요.

00은 내가 그를 부르는 호칭이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다.

꿈에 꿈을 더하고,

또다시 꿈을 키우며 나아간다.


현생에서 내가 만난 사람 중 

아마 그를 따라갈 이가 있을까?


없다!


그가 어느 날 의대를 가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그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의대를 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조금만 더 젊었으면 의대를 갔을 거라고,,,


하지만 지금 그는 

현생에서 그가 그리는 꿈을 완성해 나가느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공부를 할 수는 없다.

아니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나는 안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이루어 낼 수 있는 사람인 것을. 

나는 알기에 

그의 말이

그냥 내뱉는 말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는 

하루에 1권씩,

경제 서적을 읽었다.

부동산 서적을 읽었다.

그리고 투자를 했다.


자신의 현업에도 최선의 최선을 다한다.

책 쓰기. 사업 확장. 강의.

공부, 그리고 공부, 그리고 또 공부


이 얼마나 열심인 삶인가?


그런데 나는 그가 미웠다.


자신의 몸이 부서져 가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가 미웠다.


그의 미련이 미웠고,

그의 욕심이 미웠으며,

그의 꿈이 미웠다.


그리고 

그녀를 아프게 하는 그가 미웠다.


그가 꿈을 좇아가는 그 시간 동안

그녀는 

자신의 것을 

너무나 많이 내어 주어야 했다.

그녀는 

그의 꿈과 함께 

아파했고,

아팠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나도 아팠다.

그래서 나는 그가 미웠다.


하지만 미워할 수 없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니까.

그리고

왜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지 

나는 알고 있으니까 미워만 할 수가 없다.


그녀에게 그는 어떤 존재일까?


며칠 전 마주한 그녀를 보며 

나에게 물었다.

함께 꿈을 키워가는 관계일까?


그에게 그녀는 어떤 존재일까?

함께 살아가는 존재일까?


그녀도 자신을 힘들게 하는 그를 미워했다.

하지만 미워할 수 없다.

왜 그가 그토록 열심히 일 수밖에 없는지 알기에.


그래서 그녀는 그의 곁을 떠날 수 없고,

이제는 마치 

그와 그 꿈과 그녀가 하나가 된 듯하다.


기도한다.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그리고 하나가 되어버린 꿈을 위해 

나는 두 손 모은다.


부디, 아픔을 끌어안고 나아가는 그 길에 

어떠한 시련도 

더 이상 오지 않기를..


어느 날

그 꿈이 마침내 이루어진 순간 

누구보다 서로에게 감사하며,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기를.


이 글은 그와 그녀를 위한 나의 기도의 글이다.


부디 그 둘을 아끼고 아껴서

보살펴달라고 

신에게 보내는 나의 기도의 글이다.




열한 번째 마후문


"어떠한 고난도 

꿈과 하나 되어 나아가는 이를 멈출 수는 없다."


서하



00은 제가 현생에서 만난 사람 중 

가장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글 속의 그녀는 저의 동생입니다.


그 꿈을 함께 이루기 위해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받쳤고,

그녀는 그녀의 모든 것을 다 받쳤습니다.


병명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합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몸이 부서질 것 같은 통증이 밀려옵니다.

그는 통증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고통으로 편하게 누워서 잘 수 없던 그가

이제는 그 통증과 친구가 된 듯

피곤에 지쳐 쓰러져 잠드네요.


약도 잘 듣지 않는 통증도 

그의 꿈을 방해하지는 못하더군요.


어느 날 혹여나 그의 병으로 

더 이상 무언가를 할 수 없는 날이 오는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닐까.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이토록 열심히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그에게 24시간은 

마치 48시간 72시간도 같습니다.


10년 후일지

언제일지 모를 그 미래를 대비하며,

자신과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위하여


이토록 미워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제부.


저는 제부가 미웠지만,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제부가 


얼마 전

또 다른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다고 

동생에게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공부하고 싶고, 읽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사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단 1분 1초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 사람.


그런 제부가 

자신의 꿈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아픈 시간마저도 

꿈을 위한 시간으로 기꺼이 나아가는 

저의 동생의 가족이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자신만의 아픈 시간 속에서도 

견디며 나아가야 하는 분들.


혹은 아픈 공간 속에서 꿈을 그리는 분들.

또 아픈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분들.


나아가는 그 길에 

아픈 과거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 분들.


모두 

그 간절히 원하는 것,

그것이 무엇이든 

꼭 이루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그 어떤 고난도 

당신의 꿈을 포기하게 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어떠한 고난도 

꿈과 하나 되어 나아가는 이를 멈출 수는 없다."

열한 번째 마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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