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탐구서
'행복'은 가장 원초적이며 궁극적이고, 매우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복잡하기도 하다.
원초적이고 궁극적이기에 자기 계발, 자기 수양, 독서, 성찰, 명상, 운동, 건강보조제 등 수많은 형태로 우리 일상에 스며있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것은 일상적으로 느끼는 어떤 감정이면서 심리적, 철학적, 종교적, 사회적, 진화생물학적, 물리적, 화학적, 뇌과학적으로 분석과 연구를 필요로 하는 통섭적 학문의 한 가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간 '행복'을 소재로 하는 몇 권의 책을 접했다.
흔하게 볼 수 있고, 읽고 나면 곧 잊히게 되는 일반적인 자기 수양서나 자기 계발 서적과는 달랐다.
이 책은 '나의 행복 탐구생활'에 있어 바이블 또는 최소한 바이블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크나큰 동기부여가 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을 소개한다.
제목: 행복의 기원(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출판: 2014년, 2024년(출간 10주년 기념 개정판)
저자: 서인국
[내용 요약과 특징]
1. 행복에 대한 HOW가 아닌 WHY에서 출발한다.
**'보다 정확하게 짚으면 왜 행복하고 싶은가가 아니라, 왜 행복해야 하는가' 임
2. 행복을 철학적, 심리학적 관점보다 진화론적, 생물학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1) [행복론 관점]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 가치지향론을 따른다.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이며,
이것은 의미 있는 삶(가치 있는 삶)을 통해 구현된다는 의미
. 가치 있는 삶이란, 유데모니아(eudaimonia, 좋은 eu + 정신 daimon) 즉 자아 성취 개념
. 행복을 'Summum bonum'이라 단정. Summum은 최고, bonum은 좋다는 라틴어로서,
행복이 '최고의 선(善)'이라는 의미
2) [진화생물학 관점] 행복은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생존과 번식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 감정들
. 쾌감, 즐거움, 기쁨과 같은 요소이며 번식과 번영을 위한 도구임
. 번식과 번영을 위한 도구로서 사람, 사회가 중요함
. 인간이 느끼는 가장 큰 행복감은 사람과 함께하면서 그들의 인정, 칭찬, 애정 등의 긍정적
/정서적 경험이 중요함
3. 행복함을 느끼는 방법에 이성적인 면보다 본능적인 면을 강조한다.
1) 행복론, 가치 있는 삶(자아 성취)은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한 이성적인 노력이며, 이를 부정
하지는 않으나 행복과는 별개라고 정의함
2) 진화론적 관점으로 행복은
1) 행복 = 긍정적인 경험(즐거움, 쾌락, 기쁨)의 집합
2) 긍정적인 경험 = 생존과 번식, 번영을 위한 동기부여
3) 물질적인 가치 보다 < 사람의 가치가 더 중요
4) 행복형 유전자가 존재, 외향적인 사람
5) 외향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정서 + 개인 자유주의적 성향'이 높음
6)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권의 경우 '집단주의 성향'이 높아 서구권에 비해 행복감을 덜 느낌
[저자가 정의하는 행복]
1. 행복은 삶의 목적이 아닌 인간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수단 일뿐
2. 행복 DNA가 있음 (외향적 성격)
**결혼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고,
**친구가 많아서 행복한 것이 아니며,
**이외 행복할 거리가 많아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금수저처럼 태생적으로 행복 DNA(외향적 성격)를 갖고 태어나 결혼도 하고 친구도 많고 이외
사소한 많은 부분에서 행복의 여건을 더 많이 갖고 쟁취함
3. 행복과 가치 있는 삶은 명확히 다름. 행복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긍정적인 경험일 뿐
**보다 자주 그리고, 사소하게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 게 좋다.
**예: 사람들과의 소통, 섹스, 맛있는 음식 먹기 등등
다 읽고 나면, 아니... 3분의 1만 읽어도 '뭔 X소리야!' 하면서, 책을 덮는 분들이 반드시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 너무 힘들고 괴로워 행복을 갈구하는 분들께는 추천드리지 않는다. 그리고,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행복을 느끼기 위해 '사소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하고 싶은 분들께도 추천하지 않는다. 절대, 절대 읽지 않기를 강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평(다른 길로 출발했지만, 도착해 보니 같은 목적지가 같았던 책)에 작성한 것처럼 이 책의 결론은 뻔하면서도 심오하다. 뻔하다고 느낀 것은 목적지가 같았기 때문이고, 심오하다고 느낀 것은 행복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작가의 태도와 여타의 HOW로 시작해서 HOW로 끝나는 여정이 아닌, WHY로 시작해서 WHAT, WHERE, WHEN, WHO을 거쳐 HOW로 도착하는 과정이 너무나 특별하기 때문이다. 마치 늘 지나는 길가에 떨어져 있는 금덩어리를 이제야 발견한 그런 느낌이다.
이 책은 행복을 위한 어떤 족보나 단기학습방법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가 던지는 화두는 우리의 인생을 보다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스스로의 방법을 장기적으로 터득하고 체화해 나갈 수 있는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여러분들의 행복의 기원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화두를 던져보길 바란다.
- 까칠한 펜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