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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bbin Chang Sep 03. 2021

소비자 행동모델

Ep.14: 소비자 행동모델


“누나, 이제 정말로 전략이 완성되어 가는 느낌인데...?”

“하하, 이제 4C에 대한 얘기가 다 끝나가는데 아직도 전략이 완성 안 돼 있으면 그게 더 큰일이지!”

“어…? 이제 끝인 거야?”

“그전에 포지셔닝에 대해 마지막으로. 이건 네가 스타트업이라서 발생하는 이야기이긴 한데 말이지...”

“무슨 이야기야?”

“이 포지셔닝 맵을 잘 봐. 네가 완벽하게 만들어 둔 블루오션 말이지.”



김필립은 다시 한번 아까 장아라가 그린 맵을 자세히 보았다. 시장에 ‘초보자용’이라는 선택 기준을 제시하여, 아직 그런 것이 없는 타 브랜드를 밀어내고 초보자용 포지셔닝을 독점한다. 그다지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 좋은 작전 같아 보였다.


“잘 모르겠어?”

“응, 괜찮아 보이는걸?”

“만약 네가 이렇게 포지셔닝 한 대로 성공했다고 생각해봐. 자, 그러면 이다음엔 어떻게 해야 되지?”

“어… 더 많은 초보자들에게 우리 상품과 브랜드를 알려서 초보자용 브랜드로 확고히…? 아!”

“이제 알겠어? 사람들은 점점 능숙해져. 네 브랜드가 초보자용이 되면 너는 필연적으로 고객이 떠나가는 것을 봐야 하는 운명이라고. 게다가 초보자 딱지가 붙은 브랜드에 고객들이 애정을 가질까? 또 경쟁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상품에 초보자용이라는 딱지 하나 붙이는 것은 일도 아니야. 거꾸로 경쟁사는 네가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너를 초보자 카테고리 안에 최대한 가둬두기 위해 이런저런 전략을 펼치겠지.”

“그럼 지금 하는 게 잘못된 전략인 건가?”

“아니야. 처음부터 말했지만 너는 아직 미미한 존재야. 0.02%를 갖기 위해 싸우는 스타트업이잖아. 찬물 더운물 가릴 럭셔리한 상황이 아니라고. 다만.”

“다만?”

“Think big, start small, move fast라는 말이 있지. 크게 생각할 것, 작게 시작할 것, 빠르게 움직일 것. 작게 시작하고 빠르게 움직여야 하지만, 가장 먼저 크게 생각해야 돼. 너의 이 전략이 성공했을 때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미리 생각해 두라고. 예를 들어 우리는 브랜드에 대한 얘기는 심지어 한 번도 하질 않았어. 브랜드가 안 중요해서 안 한 게 아니라고. 단지 성공할지 알지도 못하는 데 성공한 다음 일을 신경 쓰느라고 스피드를 늦추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렇다고 네가 브랜드도 만들지 않고 그냥 이름 없는 초보자용 요가복 판매상으로 남을 생각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나 스티브 잡스를 꿈꾸며 사업을 시작하는 건데…?”

“그래. 유니클로 회장도 처음에는 전철역 앞에 좌판 깔고 티셔츠 파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그러니까 성공하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혹은 실패하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도 미리 다 생각해 둬. 지금 얘기할 필요는 없겠지만.”


성공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실패하면 또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김필립은 방금 전까지 그럴싸한 전략이 완성되어 기쁘기 그지없던 마음이 다시 착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그냥 장난은 아니야. 그리고 운이 70%라 그랬어. 아무리 잘 준비해도. 이제와 생각하니 한 발 먼저 생각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 걸 놓치고도 괜찮은 걸까. 다시 오만가지 걱정과 불안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보세요, 김필립 씨?”

“응? 어, 누나 왜?”

“갑자기 표정이 왜 그래? 어디 배라도 아파?”

“아니, 급 맥주가 땡기네. 어휴… 이래서 바에서 얘기해야 된다니깐.”

“하하하. 넌 말이야, 가장 먼저 평정심이라는 것을 배워야 돼. 그렇게 생각하는 게 얼굴에 다 드러나고 일희일비 해 가지고는 사장님 못 된다. 우리 사장님은 아마 밑층에서 불이 났다고 해도 ‘잘 알겠습니다, 장아라 씨. 그래서 우리의 다음 액션은 무엇입니까?’라고 대답하실걸?”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진짜야. 불은 아니지만 신상품 첫 번째 운송이 사고가 나서 진짜 난리 난 적이 한 번 있었다고. 출시일 공개도 끝나고 유통사들도 다 준비하고 있었는데. 너무 놀랐는데 디렉터님은 출장 가서 안 계시니까 사장님한테 바로 보고 들어갔더니 하셨던 말씀이야.”

“헐, 진짜?”

“어휴, 말도 마. 매니저 갓 달아서 아직 천지 분간 못할 때였지. 아무 생각도 없이 사장실에 쳐들어가서 그냥 ‘사고 났습니다!’ 그랬으니까.”

“그래서 대답은 잘했어?”

“아니, 그냥 소식 듣자마자 정신줄 놓고 달려갔는데 그런 게 어딨어. 그런데 사장님 말씀이 걸작이었지. ‘장아라 씨. 사고가 발생한 건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저는 변하지 않는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요. 제가 관심이 있는 것은 장아라 씨가 이제부터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팀 모두와 주주들이 동의할 만한 멋진 계획인지입니다. 여기 와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것에 집중하세요. 이왕이면 우리 주주들이 장아라 씨처럼 제 사무실 문을 부수고 들어오기 전에 그 계획을 알려주시면 좋겠군요. 물론 그 시간을 버는 것은 제 일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진짜, 아직도 한마디 한마디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니까. 표정은 또 얼마나 여유로우시던지 반쯤 웃으면서 말씀하셨지.”

“뭐야. 누나, 그냥 동네 소꿉장난 같은 상품 출시했던 거 아냐?”

“야, 백억짜리 프로젝트였어. 이 누님이 물로 보이냐?”

“하… 대기업 클래스 보소. 숫자가 다르구먼.”

“아무튼, 나중에 디렉터님한테 불려 가서 한소리 들으면서 배운 거지만, 리더가 된다는 것은 ‘팀원들 앞에서 가장 나중에 놀라고 가장 먼저 기뻐하는 것이다’라고 하시더라. 리더가 혼란스러워하면 팀원 전부가 혼란에 빠지는 거야. 너도 리더가 될 거니까 각별히 신경 쓰라고.”

“역시 누나 짬밥을 물로 드신 건 아니네?”

“하하, 대기업에 다녀서 몇 안 되는 좋은 점이지. 훌륭한 롤 모델이 될만한 리더들이 많이 있다는 것.”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지만, 김필립은 왠지 안정감을 느꼈다. 선배들이 걸어간 길이고, 어찌 됐든 어떻게든 해낸 길이기도 했다. 다른 회사이고 다른 업계이며 아무 연줄도 면식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비즈니스에 대해, 그리고 리더의 자세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하는 선배들이 있다는 것에 강한 동질감과 소속감이 느껴졌다.


“여봐 여봐, 또 금세 흐뭇해진다.”

“아 먼저 기뻐하는 거라며!”

“그쪽이 아니세요, 김필립 사장님. 하하하”


잠시 농담이 지나가고, 김필립은 어느 정도 마케팅 전략이 정리가 됐다는 생각이 들자 장아라에게 다음 할 일들에 대해 질문을 시작했다.


“누나, 전략도 어느 정도 나왔고 아까 말한 것처럼 정리도 된 것 같은데 그러면 이제 실행하는 것만 남은 거야?”

“아니, 이제 4P로 넘어가야지. 그렇지만 4C를 탄탄하게 준비해두면 4P는 기본적으로 그것을 따라서 만드는 것이니까 머리가 아플 일은 없을 거야. 아니, 그것보단 슬슬 네 몸이 힘들겠지.”

“몸이 힘들어?”

“그럼. 이제부터는 실제로 움직이면서 알아봐야 할 것들이 훨씬 많아질 거야. 하지만 움직이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지.”

“어? 뭔데?”

“네가 만든 페르소나를 잘 써먹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거야.”

“아 맞다. 페르소나를 잊고 있었네!”


장아라는 씩 웃으면서 다시 태블릿을 돌리더니 무언가를 슥슥 그리기 시작했다.



“자. 이건 아주 간단한 소비자의 행동 모델이야.”

“소비자의 행동모델?”

“응. 소비자 행동모델이란, 소비자가 일련의 구매행동을 할 때 어떠한 행동 혹은 생각을 거쳐서 구매에 이르게 되는지를 도식화 한 그림이야. 이것은 AIDA모델 (Awareness, Interest, Desire, Action)이라고 하는 꽤나 고전적인 모델이지.”

“음… 그러니까 내가 무언가를 살 때, 먼저 그 상품을 알게 되고, 흥미를 느낀 다음, 막 사고 싶어 져서, 결국 사게 된다. 이런 이야기인 건가?”

“맞아. 그렇지만 상품에 따라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 이 소비자 행동모델이라는 것은 종류도 엄청나게 많고 회사나 업계마다 다르기도 하다고. 그리고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예를 들어, 커피처럼 늘 마시는 음료수 같은 것은 사는 상품이 한두 가지로 정해져 있어. 그렇다고 새로운 커피나 음료수를 안 마시나? 또 그건 아니지. 한번 시험 삼아 마셔보고 맘에 들면 그다음부터 계속 산다든지 하는 행동 패턴도 있어. 그러다 보니 당연히 업계에 따라 다르고, 회사마다 다양하지. 내가 아는 어떤 회사는 무려 12개로 단계를 나눠둔 곳도 있다고.”

“우와… 12개는 엄청난걸?”

“하하, 내가 듣기로 그 회사는 구매 후의 행동까지 포함시켜서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도 도식화했다고 해. 아무튼 중요한 것은…”

“왜 이런 것을 하는지란 말이지?”

“맞아. 이제 잘 아네. 커스토머 저니 (Customer Journey)라는 말 들어봤어?”

“음… 소비자의 여정…? 처음 듣는 말이야.”

“그래, 너의 페르소나 김지은 씨가 너의 물건을 사게 될 손님이라고 생각해보자. 김지은 씨는 어떻게 너의 물건을 알게 돼서 그걸 사게 될까?”

“어… 글쎄. 인터넷 검색?”

“이것 봐. 막연하잖아? 글쎄가 뭐야, 글쎄가. 대충 아무 데나 좌판 깔고 물건 늘어놓으면 손님이 ‘감사합니다’ 하고 와서 사줄 것 같아? 검색? 인터넷에 판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더 힘들면 더 힘들었지.”

“죄송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네.”

“그래. 지금부터 그걸 하는 거야. 김지은 씨가 어떻게 너의 물건을 알게 돼서 어떻게 사게 될까. 그것이 바로 커스토머 저니를 만드는 일이라고. 김지은 씨가 요가를 시작하려고 해. 그러면 가장 먼저 무슨 일을 할까? 그다음에 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러다가 어디서 너의 물건을 만나게 될까? 다른 물건은 찾지 않을까? 왜 구매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까? 그리고 만약 네가 소비자의 구매 이후 행동까지 시야에 넣는다면 그다음은 무엇을 할까?”

“아,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내가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서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한다는 느낌인 건가?”

“맞아, 정확해.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옵션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 물론 정말 말도 안 되는 희한한 경우까지 생각하라는 건 아니야. 어디까지나 메이저리티, 그러니까 다수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행동하는 패턴을 몇 가지 시뮬레이션해 보라고.”

“어, 그러니까 무슨 소설처럼 ‘김지은 씨는 어느 날 샤워를 하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더는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하고 무엇이든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뭐, 이런 걸 쓰라는 건가?”

“어, 나 같으면 인스타에서 본 요가 광고라고 시작할 텐데 응큼한 김필립은 샤워 장면이 나와야 하나 보네?”

“아! 좀! 누나! 좀!”

“하하하, 그래, 아무튼. 그런 걸 만들어 보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너와 고객과의 터치포인트(Touch Point), 그러니까 너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장소나 상황을 분명하게 하이라이트 해두는 거야.”

“어,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인스타에서 광고를 봤다던지?”

“맞아. 검색을 하면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했을까, 혹은 쇼핑몰을 지나가다가 어디서 네 상품을 봤을 수도 있고. 상품을 어필할 수 있는 찬스가 있는 곳을 다양하게 하이라이트 하라고. 실제로 할지 안 할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은 그런 기회를 전부 하이라이트 하는 거야.”

“아, 그래서 페르소나를 만들라고 한 거구나…! 하나하나 상상하기 쉬우라고.”

“맞아. 그래야지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상상하기가 훨씬 쉬우니까 말이지. 20대 여성, 직장인, 뭐 이런 딱딱한 데이터로는 공감이 안된다고. 마케터에게는 소비자와의 공감이 제일 중요한 거야. 27살 대기업 여직원 김지은 씨라고 하니까 어때, 좀 꼬셔볼 생각이 드시나 보지? ”

“저는 연상은 관심 없습니다.”

“아 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누나! 좀!”

“하하하하. 그래 아무튼, 그러라고 만든 페르소나라는 거야. 그리고 그 시뮬레이션으로 몇 가지 메이저한 패턴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면.”

“들면?”

“일단 네가 지금까지 만든 4C 전략들을 지난번에 한 것처럼 문장이나 표로 깔끔하게 정리해봐. 그리고 맨 처음의 프레임워크를 보면서 4P의 내용, 즉 상품, 가격, 프로모션, 유통을 생각해보라고. 그러면 내가 뭘 가르쳐주지 않아도 벌써 그냥 이것저것 발로 뛰면서 알아봐야 할 것들이 마구 생기기 시작할 거야.”

“어… 정리는 안 됐어도 대충 알긴 알겠는데, 아직 마구 생기는지는 모르겠는데…?”

“내 말 믿으세요. 집에 가서 정리해보고 알아볼 거 다 알아보고 그러고 나면 연락해. 아마 좀 걸릴 거다. 오늘은 여기까지! 밥 먹으러 가자!”

“어, 누나 그럼 오늘 고기 사 주는 건가?”

“고기 좋지! 오랜만에 삼원가든 한번 가볼까? 거기 안 간 지 벌써 2년도 넘었네.”

“누님. 제가 언제나 진심으로 존경하는 누님. 장아라에게 무궁한 영광과 발전 있으라!”


김필립과 장아라는 깔깔거리며 초여름의 열기가 가시기 시작하는 저녁의 청계천 거리로 나왔다. 택시를 타기 위해 광화문 쪽으로 걸어가는 김필립과 장아라를 빌딩 끝에 걸린 노을이 기분 좋게 비추고 있었다. 




소비자 행동이론 (Customer Behavior)

소비자 행동에 관한 이야기는, 이 글의 어떤 부분이나 마찬가지이긴 하겠습니다만, 그 이야기만 따로 떼어놓고 전문적으로 논하자면 이 글만큼 긴 글을 쓰더라도 끝낼 수 있을까 말까 하는 엄청난 분량의 내용입니다. 마케팅이라는 것이 학문으로 생각되고 연구가 시작된 이래, ‘물건을 판다’라는 것이 마케팅이 추구하는 궁극의 결과인 이상, 소비자의 행동양식과 그 패턴은 언제나 ‘소비자 행동이론’이라는 이름으로 현업과 학계를 막론한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렇기에 본문에서 장아라가 소개한 바와 같이 ‘소비자 행동모델’이라는 프레임워크는 웬만한 유명 마케팅 에이전시들이 자기들 나름대로의 전략적 특색을 살려, 클라이언트에 맞는 특별한 모델을 만들어내는 전략의 꽃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야기되지 않았지만, 소비자 행동모델에는 본문에서 장아라가 소개한 커스토머 저니(Customer Journey)와 같이 소비자의 발자국(Foot Print), 즉 터치포인트(Touch point)를 강조한 행동모델 외에도, 구매 결정 집단(Decision Making Unit) 모델이라고 하는, 구매 결정까지 이르는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한 행동모델이 존재합니다. 구매 결정 집단 모델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예를 들어 어린이 장난감의 경우:


구매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사람: 할머니가 손자(아이)에게 장난감을 사달라는 이야기를 들음

구매 정보를 찾아보는 사람: 할머니가  (고모) 에게 손주가 사달라고 한 게 뭔지 좀 찾아보라고 말함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 고모가 친구들에게 해당 장난감의 평판을 물어봄

구매 결정을 내리는 사람: 아이 아빠가 누나(고모)에게 아이한테 이런 장난감을 사주라는 말을 듣고 사주기로 결정함

실제로 구매하는 사람: 아이 엄마가 남편(아이 아빠)에게 장난감을 사주라는 얘기를 듣고 장난감을 사줌 

그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 아이


와 같이 모두 다를 수도 있고, 상품이나 업계에 따라 이러한 다이내믹이 터치포인트보다 더욱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구매 결정 집단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고, 각 역할 수행자에게 알맞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수많은 소비자 행동모델과 그에 따른 다양한 전략들은 모두 유효하고 중요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이 바로 우리의 고투마켓(Go-To-Market) 전략, 즉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마케팅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고객을 더욱 자세히 알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나의 고객이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힘들었던 과거 아날로그 시대와 비교하여, 지금의 디지털 시대는 누가 어떤 광고에 관심을 갖고, 어떤 상품 혹은 키워드를 검색했는지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마케터로서는 매우 행복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훌륭한 전략을 세우고도 전술적인 문제 때문에 완전히 실패할 수도 있던 과거에 비해, 내가 어떤 고객에게 나를 알리고 싶은지가 명확하고, 그 타겟고객에 대한 가치제안이 확실하다면, 거꾸로 실패하기가 힘든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즉, 내가 찾고 싶은 고객은 언제든 명확하게 찾을 수 있으니 전략만 완벽하면 문제가 없는, 어떻게 보면 애매한 핑곗거리가 전혀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마케팅 전략이 있다 한들, 그것이 훌륭한 전술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겠지요. 특히 ‘소비자에게 인식된 가치’를 강조하는 마케팅에서 전략의 실행과 우수한 전술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소비자 행동 이론은 바로 이 전략과 전술을 이어 주는 튼튼한 다리와 같습니다. 마케팅은 언제나 고객에서 시작하지요. 훌륭한 전략을 들고 소비자를 만나러 가기 위한 준비가 소비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시작된다는 것은 정말 마케팅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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