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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bbin Chang Aug 27. 2021

포지셔닝(Positioning)

Ep.13 포지셔닝(Positioning)


주말의 광화문은 이미 여름에 접어든 느낌이었다. 쉬는 날을 맞아 청계천을 찾은 가족들, 이미 반쯤은 물에 다 젖어버린 어린이들, 상큼한 여름색의 옷을 입은 대학생들. 그리고 그런 바깥의 분위기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커피샵 한 구석에서 김필립과 장아라는 각기 노트와 태블릿을 꺼내 들고 이야기에 골몰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각 회사들의 매출액을 알아내서 세그먼트를 추측했다 이거지? 아주 잘했어. 그런데 실수한 게 하나 있어.”

“어? 어떤 실수?”

“첫날 얘기했던 매출 공식 기억나? 매출은 가격 곱하기 판매개수.”

“응, 그럼. 쉬운 공식… 아!”

“알겠어?”

“그렇네, 가격이 높다는 생각을 못했네…!”

“그래. 너는 룰라 키위 하고 에이다를 모두 ‘슈퍼스타’ 세그먼트에 넣었지. 에이다야 큰 차이까진 없을진 몰라도, 룰라 키위는 판매 가격이 두 배라고. 네 계산 방식대로라면 사실 고객 수는 절반이어야 하는 것이지. 그리고 또 판매개수도 마찬가지야. 기본적으로 이것은 시장의 모든 고객들이 동일한 수량, 적어도 특정 세그먼트가 더 많이 사거나 더 적게 산다는 경향성은 없다는 것을 전제로 추정한 것이지. 아마도 내 생각엔 ‘슈퍼스타’는 규모가 더 작을 거고 ‘패셔니스타’는 규모가 더 클 거야. 그런데…”

“그런데?”

“우리는 지금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야. 대략적인 시장의 지형을 알고 싶은 것일 뿐이지. 저 앞에 있는 산의 높이가 800 미터인지 1,200미터인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산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산이 더 큰지 정도만 알면 이미 충분한 거지.”

“아, 그래서 제일 고객 수가 많을 것 같은 그룹만 생각해 오라고 한 거구나.”

“우리가 더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짜야한다면 정말 큰돈을 들여서 리서치를 하고, 각 세그먼트에 대한 수치적인 정보를 얻어봐야겠지. 하지만 그럴 거 아니라면 어차피 만들어낸 숫자니까 별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고.”

“응… 괜히 쓸데없는 짓 한 건가…?”

“아니, 네가 써놓은 숫자에 의지하지 말라는 얘기야. 숫자가 쓰여있으면 사람들은 자꾸 그걸 믿게 된다고. 그리고 매출은 가격 곱하기 판매개수, 이건 본능적으로 나와야 돼. 앞으로도 계속.”

“응, 알겠어…”

“뭘 그렇게 시무룩해? 사업한다는 애가. 잘하고 있으세요. 하하하.”


장아라는 김필립의 노트를 뒤적이며 정리한 세그먼트와 경쟁자 정보, 그리고 고객 페르소나 등을 천천히 집중해서 살펴보았다. 잠깐잠깐 이런저런 간단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고, 장아라는 생긋 웃으며 노트를 덮었다.


“좋아. 그러면 포지셔닝을 할 준비가 되었는데? 으흐흐!”

“누나… 너무 좋아하는 거 같은데…?”

“야, 이게 얼마나 스릴 넘치는 일인데! 마케팅하면서 제일 행복할 때라고!”


장아라는 태블릿을 꺼내서 간단하게 십자 모양의 선을 그었다. 그리고 각각의 선 끝에다가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자, 네가 조사해온 것을 보아하니, 이렇게 축을 지정하면 가장 쉬운 포지셔닝 맵이 되겠는데?”


김필립은 장아라가 그려놓은 십자가표를 보자 대번에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이런 저런 책에서 자주 봤던 눈에 익은 그래프였다.


“아, 나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아. 여기에 브랜드 이름을 점 찍는 거지?”

“그래, 맞았어. 그럼 네가 조사한 경쟁사들을 이 그래프 위에 점으로 찍어봐.”

“응, 그래. 그건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김필립은 자기가 조사한 브랜드의 리스트를 살펴보며 장아라가 그린 사분면 위에 각 브랜드를 점으로 표시했다.



“좋아, 잘했어. 이것이 이제 너의 고객들이 너의 경쟁사들을 어떤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맵, 즉 포지셔닝 맵이라고. 당연히 이것도 정확하게 하려면 각 축에 들어가야 할 요소나 각 브랜드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리서치를 통해서 수치화해서 만들기도 하지만, 너를 포함한 고객들의 통념적인 이미지만으로도 일단은 훌륭한 포지셔닝 맵을 만들 수 있지.”

“응, 이렇게 해 놓고 나니까 시장의 상황이 훨씬 쉽게 보이는 것 같아.”

“맞아. 세그먼트가 너의 고객들이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도라면, 이것은 너의 경쟁사들이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도야. 즉 4C에서 경쟁사를 확대한 것이지. 너무도 당연하게 경쟁사들은 고객이 있는 곳에 몰려있을 테니까, 세그먼트와 포지셔닝은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그래서 말인데.”

“어? 그래서 말인데 뭐가?”

“너는 이 그래프 안 어디에 있을 생각이니?”

“어…? 그게 무슨 말이야?”

“이제 너도 이 시장에 뛰어들 거야. 그러면 너의 존재도 이 그래프에 표시되겠지. 이 그래프에서 네가 노리는 위치는 어디야?”


아, 그렇지. 이제 내가 이 안으로 뛰어드려고 하는 거지. 나는 어디에 내 점을 찍어야 하나. 갑자기 ‘시장의 경쟁’이라는 것이 피부로 확 느껴졌다. 이런 무시무시한 회사들이랑 내가 지금부터 경쟁하려고 하는구나. 김필립이 약간 멍한 표정으로 포지셔닝 맵을 바라보고 있자, 장아라가 팔을 꾹 찌르면서 얘기했다.


“이보세요, 김 사장님.”

“예? 아! 네? 아 응…!”

“왜 또 그렇게 멍해져 있어?”

“아니, 이렇게 해놓고 보니까 저렇게 큼지막한 회사들이 잔뜩 버티고 있는 데에 들어가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잠깐 아찔했던 것 뿐이야.”

“뭐야, 또 갑자기 겁먹은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좋아. 우리 김 사장의 마음을 안심시켜줄 세 가지를 알려줄께.”

“응? 뭔데?”

“첫 번째. 이 포지셔닝 맵은 결국 소비자가 너의 상품을 볼 때 참고기준으로 삼는 경쟁사를 나타낸 것이야. ‘여기 나와있는 경쟁사들과 붙어서 이깁시다’가 아니라고. 그래서 내가 ‘주요 경쟁사’들만 뽑아서 리스트를 만들라고 한 거야.”

“어… 잠깐… 그러니까 경쟁사지만 경쟁하지 않는다고…?”

“아니, 그 말이 아니야. 자, 네가 어느 날 집 앞에 생긴 ‘장아라 베이커리’라는 빵집을 봤어. 네가 그 빵집을 보고 들어가서 구경하면서 이 빵집은 이렇네 저렇네라고 평가할 때, 평가 기준이 될 빵집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김필립 베이커리’가 아니라 네가 자주 가봤거나 많이 들어본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 그러니까 뚜레쥬르나 파리바게트가 될 거란 말이야. 즉 너의 소비자가 너를 알게 된 순간, 그 소비자가 비교하는 다른 상품들은 너도 잘 모르는 작은 브랜드가 아니라 여기에 놓여있는 주요 브랜드들이라고. 그리고 그 순간부터 너 혼자만의 싸움이야.”

“혼자의 싸움이라니?”
“여기 이 축에 나와있는 기준, 그러니까 프리미엄이나 기능성 같은 것은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브랜드를 평가하는 기준들이지. 만약 회사의 크기, 즉 브랜드의 신뢰성 같은 것이 주요 평가 기준이라면 여기에 축으로 나와 있는 게 당연해. 하지만 무언가가 강하다고 승자는 아니야. 상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이 넓은 사분면 안 어딘가에 자신의 타협점을 찾는 것이지.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타협점에 제일 가까운 상품이나 브랜드를 구매하는 거야. 그러니 네가 할 일은 너의 위치를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위치시키고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아듣게 설명하는 것이지, 옆에 찍혀있는 다른 점들을 지워버리는 게 아니라고.”

“음… 그러니까 내 점을 확실히 찍어 두면 그 주변의 소비자는 반드시 나를 선택한다 이 얘기인가…?”

“그렇지. 정확해. 그래서 세그먼트의 규모가 중요한 거야. 이 사분면 안 어디에 소비자가 많은지 알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맨 처음에 얘기했듯, 아직은 거기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어… 그런데 그렇게 생각해도 이거 내가 어디에 점을 찍어야 줗을지 잘 모르겠어…”

“그래서 바로 두 번째. 이 축은 네가 정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

“응?”

“세그먼트 할 때, 네가 세그먼트를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것은 너의 전략적 판단이라고 했던 말 기억나?”

“아, 맞아. 기억나!”

“그래, 이것도 마찬가지야. 아니, 세그먼트와 타겟팅, 포지셔닝 다 연결된 이야기니까 당연히 네가 세그먼트를 나눈 방식대로 축을 그려야겠지.”

“어? 그런데 지금 이 포지셔닝 맵에 이미 축이 두 개 있는데, 하나 더 어떻게 그어..? 삼차원…?”

“하하하, 우리는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게 아니라고. 물론 찾아보면 축이 막 여러 개인 엄청나게 복잡한 포지셔닝 맵도 나올 거야.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간단한 방법이 있어. 그냥 포지셔닝 맵을 두 개 그리면 되잖아. 네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축을 기준으로 말이야.”


아하. 김필립은 장아라의 말을 듣고, 포지셔닝 맵을 노트에 간단히 새로 그렸다. 그리고 방금 전과 같이 각 경쟁사들을 맵 안에 그려 넣어 보았다.



“좋아, 잘했어. 뭔가 느껴지는 게 있어?”

“어… 이건 내 느낌대로 그린 것이니까 고객들도 그렇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숙련자일수록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고 고기능성 상품을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그래, 혹은 그 반대로 프리미엄 브랜드나 고기능성 상품을 사는 사람이 숙련자라고 인식되는 것일 수도 있지. 네 느낌이긴 하겠지만 네가 이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충분한 지식이 있다면 보통은 네가 생각하는 게 대략 맞을 때가 많아. 왜냐하면 전반적인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이고, 각 경쟁사들이 실제로 그 포지셔닝을 노리고 전략을 구사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지. 만약 자신이 없으면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면서 확인하면 돼. 그것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네가 포지셔닝 맵을 그렸는데 그게 일직선의 형태를 그리고 있다면, 그 축은 사실 중첩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미씨(MECE) 기억나지?”

“아, 응.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합치면 전체가 될 것.”

“그래. 완벽한 미씨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해도, 너의 맵핑이 직선 형태가 되면 너의 기준 축 중 하나는 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야. 네가 그린 것 중 왼쪽의 프리미엄, 숙련자 기준의 맵은 사실 양대 스포츠사를 제외하면 거의 완벽하게 대각선 일자 형태라고. 간단히 얘기하면 그냥 가격 순인 것이지. 그러면 저런 맵은 있으나마나야.”

“아 그러면, 이 맵핑은 별 의미가 없는 건가?”

“정확히는 ‘프리미엄, 즉 가격과 숙련도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 다시 말해 '숙련자일수록 고가격 상품을 구매하거나 또는 고가격 상품을 구매할수록 숙련자처럼 보인다는 이미지가 있다' 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저 맵에서 너 자신을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그냥 저 줄 맨 끝에 가서 줄 서는 것 밖엔 도리가  없어. 즉, 좋은 ‘생각하는 틀’이 될 수 없는 거야.”

“아, 그래. 생각하는 틀…!”

“자, 그런 의미에서 더 재미있는 마지막 이야기를 알려주지. 너의 위치를 포지셔닝 맵 위에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서 이 시장은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마치 작용반작용이라고 할까? 아니면 상대성 원리? 시공간이 막 왜곡되는 거니까…? 으흐흐흐.”

“엥…? 누나, 방금 전에 우리 달나라 가는 거 아니라 그러지 않았어?”

“하하하,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자, 너는 초보자용 요가복을 내놓고 싶다고 했어. 그것이 기능성이나 패션성에 치우치지 않는 상품이라고 해 보자고. 지금 이 시장에는 ‘초보자용 요가복’이라든지, 내가 초보자니까 이런 요가복을 골라야 한다는 기준도 없는 상태야. 그런데 네가 초보자용 요가복을 내놓으면 다른 경쟁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바뀔까?”

“어… 어? 다른 경쟁사들? 그게 그렇게 쉽게 바뀌나…? 아니, 그리고 경쟁사들은 안 변하잖아.”

“당연하지. 아까 얘기했잖아.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경쟁사들이 변하지 않아도 주변 환경이 바뀌면 모든 게 바뀌는 거야. 음… 무슨 예가 좋을까. 그래, 예를 들어 시장에 5천 원짜리 상품이 있어. 이건 싼 상품일까? 아니면 프리미엄 상품일까?”

“어? 그게 무슨 상품이냐에 따라 다른 거 아니야?”

“정확히는 경쟁상품에 따라 다르지. 만약 비슷한 상품이 3천 원이면 5천 원짜리 상품이 프리미엄이 되는 것이고, 만 원짜리가 있으면 거꾸로 싼 상품이 되는 거야. 즉 5천 원짜리 상품은 변함없이 5천 원이라도 새로 시장에 등장한 주변 상품의 가격에 따라 프리미엄인지 대중상품인지가 정해질 수도 있는 거라고. 이런 사례는 시장에 너무나 많아.”

“아, 맞아. 뭔가 처음엔 프리미엄이라고 비싸게 나왔는데 다들 비슷한 가격으로 내놓아서 프리미엄이 아니게 된 것들 많이 있네. 라면도 그렇고,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그래, 자동차나 TV 같은 것도 있고, 끝도 없이 많지. 아무튼, 중요한 것은 네가 나타남으로써 소비자들은 또 생각을 바꿀 거란 말이지. 그리고 그게 바로 포지셔닝의 예술적인 부분이야.”


장아라는 그렇게 말하면서 김필립의 노트를 돌리더니 김필립이 만들어 둔 포지셔닝 맵 위에 무언가를 슥슥 그리기 시작했다.



 “자, 이것 봐. 지금 시장에는 초보자나 숙련자 같은 기준으로 요가복을 사는 판단 방법은 없어. 그저 고기능성일수록 숙련자용이고 프리미엄일수록 숙련자용일 것이라는 ‘연상작용’만 있는 상태야. 그런데 네가 이 시장에 ‘사실 초보자용 요가복이 있습니다’ 하고 상품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을 던져주는 거라고. 그러면 무의식 중에 초보자용으로 연상하고 있던 상품들은 당연히 그런 포지셔닝이 없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초보자용이라고도 숙련자용이라고도 할 수 없는 중립적인 제품으로 밀려나게 되는 거지. 블루오션, 레드오션 얘기 들어봤지?”

“응.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을 찾아라 그런 얘기지?”

“맞아. 물론 포지셔닝 맵을 보고 빈자리를 찾는 것도 좋은 전략이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블루오션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 말이야. 이 포지셔닝 맵에서  네가 제시한 판단기준에 동의하는 소비자들에게 너는 완벽한 가치제안을 제시한 블루오션의 유일한 스타라고.”


김필립의 머리가 확 개었다. 처음 학교 후배들과 인터뷰를 하며 ‘초보자용 요가복을 만들어서 팔아볼까’라고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이제는 누가 봐도 그럴싸한 사업전략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포지셔닝의 예술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전략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포지셔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포지셔닝이란 결과적으로 자신의 상품 또는 브랜드 등을 고객의 입장에서 경쟁사들의 관계와 함께 파악하는, 어떻게 보면 마케팅 전략의 집대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가끔 이 포지셔닝을 그저 블루오션을 찾기 위한 일종의 브레인스톰 같은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듯합니다만, 마케터에게 포지셔닝 맵은 현재의 시장 다이내믹을 보여주는 상황판이자,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움직여 갈 것인지를 계획하게 해주는 작전판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포지셔닝의 재미있는 점은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여 빈자리를 노리고 들어가는 전략을 쓸 수도 있고, 방금 장아라와 김필립이 만든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축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 행동에 의하여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가정하고, 그렇게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다양한 전술을 기획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또한 특정 포지션, 특히 고객이 많이 선호할 법한 포지션을 점하고 있는 경쟁사를 공략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전략을 보완해 나갈 것인지를 계획하는 데도 유용한 툴입니다.

장아라가 처음 마케팅 프레임워크들을 소개하며 ‘이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포지셔닝도 작게는 STP전략의 일부이자 가장 중요한 축이며, 크게는 4C를 구성하고 4C의 내용을 관통하는 중심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환경의 변화나 경쟁사의 활동, 또는 고객과 상품의 성숙에 따라 가장 극적으로 변화하기도 하는 분석이기도 하지요. 어떻게 보면 말 그대로 한 수 한 수에 따라 상황이 변화하는 체스판과도 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자, 여러분의 다음 한 수는 무엇인가요? 체크메이트를 부를 때의 짜릿함을 시장에서도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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