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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도니, 돈이 보였다!

생계형 주식 투자 공부 (4) -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by 글쓰는 맘



지난주에 아줌마의 오지랖에 주식투자에 관하여 길게 수다를 썼다.

주식투자에 관해 아는 것은 없지만 할 말만 많은 아줌마의 긴 수다 후에 또 괜한 후회가 들기도 했다.


주식투자부동산 투자보다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에 있어서 조심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주식 투자도 그렇지만 부동산 투자를 추천하는 것도 서민들에게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계 재테크에 있어 부동산 투자의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부동산을 이야기하는 건 안정적인 투자이고 주식은 위험한 느낌이 든다.


그동안 부동산 공부를 더 많이 했고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땄고 부동산 1인 법인도 설립했다가 폐업(해산)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동산 투자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5~6년 전 법인을 설립한 동탄의 셰어오피스에는 몇 개의 큰 사무실이 있었는 데 부동산 법인만 그 안에 70%가 넘었다.

그 빌딩뿐 아니라 동탄에 셰어 오피스에 부동산 법인이 꽤 많았다고 들었다.


그때는 한창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는 중이라 경매 모임도 나가고 부동산 법인 수업도 들었다.

부동산 법인 수업은 대략 150명쯤 함께 들었던 거 같다.

무섭게 부동산을 긁어모으는 사람들을 옆에서 보았다.

대전으로 세종으로 대구, 부산으로 등등 지역마다 우르르 몰려다니면 쇼핑을 하듯 부동산을 사는 사람들을 바로 옆에서 보았다.

워낙 소심하고 겁쟁이라서 법인을 설립하고 1년 반동안 아무 거래도 하지 않았다.

2년 동안 수업료만 지불하고 접었다.

지금 뒤돌아보니 큰 공부였다.


그 후로 불과 1-2년 뒤부터 전세사기 사건이 하나 둘 터지면서 나도 그러한 피해를 만드는 가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아팠다.


지금은 도망치 듯 비겁하게 주식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주식이 반토막이 나면서 멍했던 머리가 맑아졌다.


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더 모르겠다.




오늘 생계형 주식투자 공부의 마지막 이야기를 쓰면서 주식을 공부한다고 말하는 것이 많이 조심스러웠다.

주식투자를 추천하는 듯한 느낌의 “생계형”이라는 수식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내 경험을 통해 얻을 개인적인 소견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길 바라고 돈 때문에 휘둘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내가 힘든 출산과 육아 그리고 시월드를 버터 낸 두 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글씨기’고 하나는 ‘경제적인 독립’이었다.


어느 정도 경제적인 자신감이 없었다면 내 일이 없이 육아만 하는 것에 오는 ‘기생충’ 같은 취급을 버텨내진 못했을 거 같다.


만약 나처럼 전업주부로 육아를 하는 엄마라면 경제가 돌아가는 흐름을 읽는 것을 억지로라도 공부해야 한다고 느낀다.

물론 내 경험상 느낌이기 때문에 모든 전업주부들에게 해당하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으로라도 경제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난주에도 말했지만 공부는 재미있어야 한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경제의 흐름을 공부하는 것은 직접 내 계좌, 우리 집 가계의 경제와 연결되므로 재미가 있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이렇게,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추천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원래 쓰려고 했던 코스톨라니의 <투자는 심리게임이다>라는 책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이번에는 감동적이게 읽은 부분을 요약해서 정리해 보겠다.

내 투자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서 독후감이라고 말하면서 덧붙일 말들이 별로 없다.

괜히 말을 덧붙여다가는 좋은 책이 잘 못 전달 될 거 같아서. 내용 정리에 집중해 보겠다.



공황-대중심리의 한 예


대중심리의 반응은 전염병과도 같다. 만약 연극 공연 때 한 사람이 하품을 하게 되면 짧은 시간 내에 모든 사람들이 그를 따라 하품을 한다. 한 사람이 지침을 시작하면 다름 사람들도 곧바로 기침을 한다. 증권시장도 이와 같다.” -p95


"그러다가 정말 증권시장이 폭락하고 시세 하락이 그의 재산을 갉아먹게 되면 그는 그제야 고통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운명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 이제 이윤은 환상이고 손실 만이 현실이다. “ -p96


대중의 심리의 중요성은 지난 독후감에서도 정리했지만, 코스톨라니는 투자의 심리게임에서 '대중의 심리'를 존중하며 면밀히 파악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이야기한다.


나의 증권시장 동물원


투자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괴롭히다가는 또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며, 그와 만나는 모든 것들의 이득과 손실을 따진다. 그는 이로부터 내린 결론을 토대로 해서 어떤 주식을 사거나 판다. 만약 그의 생각이 맞았다면 그는 증권시장으로부터 돈을 받는다. 만약 틀렸다면 그는 증권시장에 벌금을 낸다. 이것이 투자의 본질이다.” -P178


“위대한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발명은 10퍼센트의 영감과 90퍼센트의 땀으로부터 이루어진다.> 이 말을 증권시장에서 고쳐 쓰면 90퍼센트의 땀 대신에 90퍼센트의 경험이 될 것이다. 투자자는 거의 무의식 중에 더하고, 빼고, 또한 곱한다. 작가 한 사람이 그의 작품에 대해서 여러 번 원고를 고쳐 쓰 듯이, 또 음악가 한 사람이 그의 음악에 온 심혈을 기울이듯이, 투자자는 그의 생각에 공을 들인다" -p179


작은 증권시장 심리학 :
미신, 우상숭배, 도박벽


“옛날 빈에서 사람들은 차트사들을 ‘젊어서는 증권인, 늙어서는 거지’라고 불렀 다. 그리고 내가 어느 성대한 파티에서 한 손님이 집주인 여자와 하는 대화를 엿들은 적이 있었는데 차트 분석가 중에서는 그 손님만큼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괜찮은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다.” -p220


“나의 한 친구는 증권시장 중독자였다. 그는 철강분야에서 일을 하였으며 한국전쟁 동안에 큰 부호가 되었다. 그는 부지런했고 스스로의 땀으로 큰돈을 벌어들였다. 그의 눈에는 우리 증권인들이 건달, 게으름뱅이 그리고 경제의 기생충으로 보였다. 나는 결코 한 번도 노동을 한 적이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생각에도 일리는 있었다.” -p227


나는 친구에게 경고를 하였다. "한국전쟁도 영원히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며, 자네도 언젠가는 틀림없이 '진짜 일 해서 벌어들인 돈'을 가지고 좋은 주식을 사서 안전하게 투자하기 위해서 나의 조언을 구하게 될 것이네. 그러나 그전에 자네는 주식의 시세표를 신뢰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것일세." -p227


"또한 나는 확신한다. 사람들이 주식과 증시에 대해 정말 역겨움을 느끼게 만드는 증시침체 후에는 언제나 과거의 모든 상처들을 다 잊어버리고 불나방같이 증권시장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시간들이 반드시 다시 온다는 것을. 만약 이런 일이 저절로 벌어지지 않으면 이미 발달될 대로 발달된 증권 산업이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미끼는 바로 돈이다. “ -p229


미련한 사람들의 가치


“사람들이 실제로 나로부터 듣고자 하는 증권시장에 관한 정보들을 나는 결코 자발적으로 준 적이 없다. 왜냐하면 정말 정확한 정보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차라리 중국의 한 격언을 들려주고 싶다. "만약 당신이 한 친구를 가지고 있다면, 그에게 물고기 할 마리를 선물해라. 그러나 만약 당신이 그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에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줘라.” -p240


"오늘날 나는 일상의 일들을 냉정함과 일종의 철학적 입장을 가지고 본다. 나는 내일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어제가 어떠했고 오늘이 어떤가는 알고 있다. 이제는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1년 단위로 계획한다. 그러나 그 1년 후에 여전히 내가 살아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시간은 현재 나에게 너무나 빠르게 흘러간다. 돈은 내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돈에 대해서라면 대단한 인내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285


어쩌면 코스톨라니가 말하는 “돈에 대한 대단한 인내심”이 돈에 휘둘리지 않는 내공일지도 모르겠다.


코스톨라니 작가처럼 돈에 관하여 이렇게 철학적인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배워질 수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진심으로 이런 철학적인 태도를 배우고 싶다.


“인생은 85 살부터 비로소 시작한다. 그렇지 않은가?” -p286


책의 끝부분쯤, 85살부터 비로소 시작한다는 말에 설렘이 들었다.

나이가 많아져도 여전히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가 주식투자라고 생각한다.


코스톨라니처럼 85세에 드디어 나의 투자가 기반을 잡았다는 느낌을 갖고 자유롭게 투자하는 시간을 상상해 본다.

물론 전문 투자가가 아니기 때문에 불가능하겠지만,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그 상상이 10%라도 현실이 되기 위해 코스톨라니 가 친구에게 말한 이야기를 되새긴다.


“그전에 자네는 주식의 시세표를 신뢰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것일세." -p227


이 책 덕분에 다시 한번 두려운 노년에 설레는 준비를 해본다.




10%의 현실을 만들기 위해 코스톨라니의 책을. 가까이 두고 자주 읽어야겠다.

이렇게 내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좋은 책을 만나면 늘 감사하다.


그리고 지금 이런 시간.

삶에 관해 사색하며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에 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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