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삶을 꿈꾸는 아줌마
장거리 선수처럼 생각하기!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 책뿐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부분의 책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소설가 중의 한 명이다.
처음 독서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라카미 하루키였다.
20대 초반 모든 것이 혼란이었고 밑바닥을 헤매던 시절.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나의 삶의 빛이 된 책이었다.
그 이후로 내 삶의 방향을 잡아 주는 것이 늘 '책'이 되었다.
그의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소설가인 그의 삶과 마라톤이 너무 잘 어울림을 느낀다.
소설가의 삶과 마라토너(장거리 선수)의 삶이 너무 닮아 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속일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을 쓰는 것은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것과 비슷하디. 기본적인 원칙을 말한다면, 창작자에게 있어 그 동기는 자신 안에 조용히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외부에서 어떤 형태나 기준을 찾아야 할 일은 아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p26
내가 생각하는 장거리선수의 마인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다.
주변에 누가 빠르게 뛴다고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장거리 코스도 스스로와의 싸움이지 남들과의 경쟁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장거리 선수의 마음가짐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지속적으로 내 삶의 패턴을 만들고 사랑한다.
순간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지나치게 전력 질주를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전력 질주를 해야 하는 단거리 선수 같은 마음으로 40이라는 나이에 무언가를 시작한다면. 아마도 시작과 함께 지쳐 쓰러질 것이다.
내 나이에 전력질주를 염두하기란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늙은 아줌마도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는 데, 주변에 젊은 친구들이 자기의 삶에 대해 빠른 포기를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뉴스를 통해 젊은 친구들의 자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 한편이 짠하다.
영유아 교육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입시경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엄밀히 인과관계를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입시경쟁이라는 전력 질주에 익숙해져서 젊은 나이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건 아닌가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도움닫기에서 지나치게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시작이 좀 불리했더라도 모든 건 마지막이 더 중요하고 지속력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신민경 노래 – <얼마쯤에 내 꿈이 포기가 될까?> 요즘은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짠해진다.
성공의 기준이 무엇이길래. 젊은 친구들이 왜 꿈을 포기해야 할까?
그런 기준에서 50이라는 나이를 앞두고 꿈을 시작하는 나의 모습이 헛헛하다.
그래도 이렇게 헛헛한 마음을 이겨내며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쓸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 준 ‘브런치’에 감사하다.
브런치는 글을 쓰고 싶은 나에게 글을 쓸 수 있는 변명을 찾게 해 준 곳이다.
연재라는 형식을 통해서 글을 쓰는 이유를 찾게 하고, 매주 내 글을 읽고 ‘좋아요’를 해주는 몇 명의 구독자와 작가님들 덕분에 글을 쓰는 것에 당당함을 주었다.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 가는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p258
“좋아하는 일을 천천히 하세요. 때로는 삶이 재촉하더라도 서두르지 마세요.”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모지스 할머니>
모지스 할머니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분이다.
삶이라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사랑스럽다는 걸 그분의 그림과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큰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내 부족한 글이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처럼 누군가에게 작은 감동을 줄 수 있길 바란다.
아직 꿈을 찾지 못했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모든 사람이 세상에 태어났을 땐 분명히 어떤 목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작은 희망의 발버둥으로 인해 세상이 조금이라도 밝고 아름다워지 길. 그렇게 나를 믿어본다.”
다음 연재부터 나머지 10화는 '가족동화'를 연재해 보려고 한다.
동화 쓰기를 배워본 적은 없고. 동화 쓰기에 관한 고민을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혼자서 연습해 본 솜씨라서 깊이 있게 고민함이 부족할 수 있다.
그래도 앞으로 글쓰기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남은 연재동안 열심히 올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