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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수 Aug 15. 2024

21화. 저수지

한숲 일기 / 에세이

  한숲 주변에는 저수지가 많이 있다. 지형적으로 산이 많아서인지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축조된 것들이다. 물의 저장고 역할을 하는 저수지는 쌀농사를 주로 하는 이곳에서 물이 많이 필요해서 오래전부터 산등성이에 저수지를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산의 위치와 논의 넓이에 따라 저수지의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나름의 아름다움이 주변과 어우러져 있다. 그곳을 산책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대형 저수지에는 낚시터가 있고, 주변에 많은 음식점이 있어서인지 조금 번잡스럽다. 가볍게 나들이하기에는 좋지만, 내 집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인지 정이 가지는 않는다. 차들의 소음도 들리고, 주위가 어수선해서 오래 있고 싶은 생각도 없다.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한 번씩 간다. 도시에서 온 그들은 이렇게 좋은 곳이 있냐며 즐거워한다. 오히려 그들이 흥미로워하는 모습을 즐긴다. 


  아파트 뒤로 돌아 산 쪽으로 올라가면 두 개의 저수지가 있다. 한 곳은 전형적인 저수지 역할을 한다. 다른 한 곳은 최근에 수중 산책로를 만들어 편안하게 산책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저수지 옆에는 2층 한옥으로 만든 멋있는 집이 있고, 그 건너편에는 마사(馬舍)가 있는 넓은 캠프장이 있다. 저수지는 날씨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고, 저 멀리 살고 있는 아파트가 보이는 풍경이 이 저수지의 최고의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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