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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방식), 고객과의 관계 및 접점

by 송기연

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곳이 시장이라면, 기업이 고객을 만나는 방식이 How다.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품이나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하는 주체다. 이런 행위는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즉, How는 기업이 가진 문제해결자로서의 설루션을 전달하는 방식을 총괄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명확한 문제정의를 통한 적절한 해답을 제공할 때 지속가능성이 올라간다. 기업이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을 모르면 안 된다. 제품은 잘 만들었는데 왜 안 팔리는 것일까? 보다 궁극적으로는 진짜 제품을 잘 만들었는지부터 따지고 봐야 한다.




결국 개별 기업의 무기는 콘텐츠다.

이런 기업의 콘텐츠 가치는 이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다고 해도 적절한 때와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얘기도 계속 반복되면 소음이 된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고 해도 브랜드, 고객과의 접점 및 관계설정, 마케팅 방식 등에서 오류가 나면 원래 콘텐츠의 중요도나 완성도와는 무관한 결과가 나온다.


세계적인 마케팅 석학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이것을 3단계로 규정했다.

기업이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Value Creation(가치 창조), Value Delivery(가치 전달), Value Communication(가치 소통)이 그것이다. 즉,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전달하고, 알리는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이것을 앞 글자 V를 따서 V모델이라 부른다. 코틀러는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금 역시도 제조기업이 만드는 것에만 몰두한 나머지 이후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것은 자금의 문제와도 연계된다. 만드는 만큼이나 알리는 것이 중요한데 거기까지 갈 여력이 없는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보석 같은 제품이 조용히 사라지는 일이 허다하다.


134405_93305_96.jpg 필립 코틀러


3V 중에서도 Delivery는 기업의 생존과 연계된다.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는 고객이 경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런 가치는 곧 고객과의 채널(Channel)을 의미한다. 유통채널, 소통채널, 경험채널, 관계채널 등은 기업과 고객이 연결되는 중요한 소통길이다. 사람도 소통을 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듯이,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MZ세대는 무엇을 파느냐보다는 어떻게 전달하고 이를 받아들이느냐에 중요한 관점을 두는 사례가 많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충분히 차고 넘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어떤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냐의 기준 역시 과거의 기술이나 품질처럼 눈에 확연히 드러나는 가치가 아닌 브랜드로 대표되는 기업과의 소통방식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전에는 기업과 고객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채널'이 판매가 위주였다면 지금은 소통이 위주가 된다.


How는 단순한 마케팅 기술이 아니다.

기업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모든 방식을 의미하며, 이는 고객과의 관계형성에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좋은 디자인은 좋은 콘텐츠를 보다 더 좋게 정리해서 고객과 소통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달의 흐름이 보이는 브랜드 경험으로 드러나는 순간 이는 제대로 된 디자인경영이 되는 것이다.


9788993635812.jpg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


기업은 Value Delivery System에 주목한다.

그리고 고객 역시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다. 그들은 브랜드의 전달방식을 통해 기업을 경험한다. 편리함을 위한 온라인 못지않게, 직접 경험을 위한 팝업스토어나 매장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존 고객과 만나는 유통과 광고가 위주가 되던 채널에서 지금은 디자인의 영역이 되어 '전달되는 경험'일체가 브랜드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포장이나 광고, 마케팅의 문제가 아니다. 고객이 브랜드를 인식하고, 탐구하고, 구매한 뒤 사용하는 모든 경험이 디자인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 모든 가치의 전달과 공유 방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디자인이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디자이너다.


우리는 가치의 세계를 경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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