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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는 버피(Burpee)

by 송기연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할 수 있다.

또한 장소가 협소하거나 환경이 운동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 정말 좋은 운동 하나를 소개하겠다. 아무런 도구도 필요 없고 준비도 필요 없지만 효과는 최강이다. 집이 아닌 공간이라면 요가매트 한 장 정도만 있다면 어디에서도 할 수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버피(Burpee)되시겠다.


hq720.jpg?sqp=-oaymwEhCK4FEIIDSFryq4qpAxMIARUAAAAAGAElAADIQj0AgKJD&rs=AOn4CLAx8S1gyDbXvxNT4evkuzqLdRGPZQ 버피(Burpee)


사실, 효과면에서 버피(Burpee)만 한 운동이 없다.

아마 맨몸 운동 중에서 세계 최고가 아닐까 싶다. 위 그림에서도 보다시피 별 다른 동작이 없다. 저 동작을 글로 써보면 다음과 같다.


1. 선 자세로 시작

2. 스쿼트 자세로 몸을 굽혀 바닥을 짚고

3. 다리를 뒤로 쭉 펴서 엎드려뻗친 자세

5. 무릎, 허벅지, 가슴 순으로 땅에 몸을 붙인다.

6. 가슴, 허벅지, 무릎 순으로 땅에서 몸을 뗀 후

7. 다시 다리를 당겨서 스쿼트 자세로 돌아가서

8. 일어서서 점프



딱 누울 수 있는 바닥과 일어설 수 있는 높이만 있으면 된다. 별다른 준비도 필요 없는 간단하면서도 좋은 운동이다. 좋은 운동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인데, 75kg의 남성이 한 번 버피를 하면 약 1.26kcal가 소모된다. 이 말은 그만큼 단순하면서도 힘들다는 의미다. 말을 부드럽게 적어서 그렇지 실제로 해보면 왜 버피를 악마의 운동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다. 유튜브에 보면 100개 챌린지 콘텐츠가 많은데 대단한 사람들이다. 정자세로 100개를 한다는 것은 체력 상위 1%가 분명하다. 딱, 10분이면 충분하다.

팔 운동, 다리 운동, 허리 운동, 심폐 운동, 코어 운동을 비롯한 유산소 운동, 근력훈련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최소시간 대비 최대효과를 볼 수 있다.


https://youtu.be/hVPgQT7cZdY?si=zPlNI_j0xBmhNo9F




쭌코의 오전반은 서로 생일을 챙긴다.

운동 후 케이크를 사 와서 모든 사람들이 생일자를 축하한다. 단, 생일자의 의무 2가지가 있는데 그날 커피를 쏘는 것과 나이만큼 버피를 해야 한다. 스피커에서는 생일축하 노래가 나오고 케이크의 초가 다 녹기 전에 자기 나이만큼 버피를 하는데, WOD를 마치고 하면 체력이 대부분 소진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컨디션에서 하는 버피는 자연스럽게 슬로비디오가 된다. 21살이면 21개, 25살이면 25개다. 이럴 때 나이 많은 중년 아저씨는 슬프다. 젊은 멤버도 30개에 가까운 나이가 되면 힘들어하는데, 50개를 넘겨야 되니.. 그렇다고 숫자를 줄여주거나 하지 않는다. 자기 삶의 무게는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 않겠는가.. ㅎㅎ 대신, 속도는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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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개짜리 생일케이크를 쉽게 받을 수 없다!


생일자 버피는 발전 중이다.

30대 이하는 2번 축하를 하는 아주 아름다운(?) 전통이 생기고 있다. 엊그제 31살이 된 ㅇㅇ는 2배를 해서 62개를 했다. 문득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핑계가 생기고 있다. 나이때문에 못한다, 나이가 많아서 어렵다 등등을 습관적으로 입에 붙인다. 내 노력이나 의지로 어떻게 하기 힘든 노화나 기억력 등은 어떻게 할 수 없더라도 체력이나 청결, 공부 같은 것은 얼마든지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얼마전부터 쭌코를 비롯한 오전반 멤버들에게도 러닝 열풍이 불고 있다. 나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나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러닝 열풍에도 동참해볼까 한다. 사실 마음은 거의 기울었다. 러닝화를 새로 장만해야 할 아주 좋은 명분이 생겼다.


작년 53개 버피


올 해도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니, 얼마 못 가 겨울이 될듯하고 자연스럽게 올해 생일이 다시 다가온다. 작년 겨울에 53번째 버피를 하면서 결심한 것이 있다. 내년 생일에도 내 나이만큼 버피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싶다고.


그리고 54개의 그 날짜가 조금씩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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