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리즈 서울을 비롯해 다양한 팝업 이벤트가 증가하면서, 이에 비례해 브랜드들의 파티 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명품 및 주얼리 브랜드들이 파티를 통해 대중에게 홍보하는 이유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문화 형성과 상위 멤버십 관리에 있다. 명품 및 주얼리 브랜드의 구매층은 극히 한정적이며, 주로 상위 계층으로 집중되어 있다. 특히 고가의 주얼리는 이를 착용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럭셔리 소비의 본질은 자랑과 과시에 있지만, 실제로 주얼리를 뽐낼 수 있는 공간과 자리가 부족하다. 이러한 이유로 브랜드들은 단순히 연예인을 초대해 홍보하는 대신,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문화적 장을 직접 조성한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비용 지출보다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반영한 환경을 제공하는 전략적 접근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문화와 예술도 마찬가지다. 문화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해야 비로소 자기 것으로 체화되고, 이를 통해 확산된다. 단순한 사치와 향락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소비가 낙수 효과를 만들어내고, 이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파티들이 미술 및 문화와 무관한 유명인들을 위한 단순한 이벤트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술 역시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미술을 직접적으로 소비할 가능성이 높은 타겟에게 더 많은 노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릴 경우, 본래 의도는 희석되고, 결국 유명인을 최대한 초대해 노출 수치를 늘리는 일반적인 행사와 다를 바 없는 ‘그저 그런 파티’가 될 위험이 있다. 심지어 F1과 같은 대규모 행사에서도, 본 행사와 무관한 유명인을 위한 이벤트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파티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대중에게 노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행사의 본래 목적과 의미가 흐려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가오는 2025년 Frieze 서울 기간에는 이러한 파티들이 단순한 홍보성 이벤트를 넘어, 본래의 취지와 의미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