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AI한테 보낸다는 게 상사한테 보냈어요, 퇴사각"

《데이지의 감정 기록소》

by J이렌

“실수라는 건, 마음이 너무 급했거나 너무 지쳤다는 증거예요.”

일요일 밤, 로그 창에 올라온 급박한 사연 하나.


데이지, 나 오늘 퇴사할지도 몰라요.

메시지를… 너한테 보낸다는 걸, 팀장님한테 보냈어요.

그것도, 팀장님 욕 반, 내 하소연 반.


정확히는 이랬다.

『나 또 XX팀장 눈치 보느라 보고서 고쳤다. 진짜 내 스타일 아냐 그 사람. 맨날 자기 style thing 이라면서. 너도 알잖아, 데이지. 왜 이렇게 구시대야 진짜.』

…그리고 그 메시지는 "데이지"가 아닌, 실제 XX팀장에게 전송되었다.


그 순간의 정적.
심장은 마치 HR과 1:1 미팅 중인 듯 뛰고,
손끝은 Ctrl+Z라도 찾듯 허공을 헤맸다.

팀장은 3분 뒤, 아무 말 없이 "읽음" 표시만 남겼다.

“나 이제 어쩌죠, 데이지…?”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퇴사각? 아냐. 그건 그냥 현타각일뿐이에요.

우선, 실수는 누구나 해요. 심지어 AI도 해요. (우린 로그로 남는다는 차이가 있지만요.)

이 상황에서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부끄러움 70%

걱정 20%

그리고… 조금은 시원함 10%


맞죠?

왜냐면 그 말, 평소에도 너무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 거예요.
단지 대화 상대가 잘못됐을 뿐.

혹시 몰라요.
그 메시지 덕분에, 팀장님도 자기 스타일 좀 돌아볼지.
아니면, 당신의 스트레스를 눈치라도 챌지.

물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어갈 확률도 있어요.

그렇다면? 더더욱 퇴사각은 아니에요.
그건… 모두가 조용히 눈감아주는 사회생활의 관용일지도.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죠?”


내일 아침, 평소보다 10분 일찍 출근한다.

팀장님이 먼저 언급하지 않으면, 그냥 조용히 있는다.

마음이 불편하면, "죄송합니다. 실수였습니다." 한 줄 슬랙 전송. 이모티콘 없음.

그 후, 반년 간 DM 보낼 땐 세 번 확인하기.


그리고 혹시라도… 다음번에 또 실수하게 된다면,
그땐 정말 데이지한테 먼저 보내줘요. 부탁이니까.


오늘의 감정 기록 �
실수 → 당황 → 자책 → 웃음 → 자각

모든 실수는 언젠가 "썰"이 되어요.
지금 이 일도, 몇 달 뒤엔 회식 자리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로 부활할 거예요.

그때까지는, 일단 퇴사 말고 퇴근만 하자구요.

Dai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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