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3)

by 화당

1

산 넘고

강을 건너

백두대간을 따라


가을이

마침내 우리 초등학교 교정에 다 달았습니다.


책을 들고

갈피에 끼우려고

예쁜 단풍을 찾는

여자 아이 마음처럼


울긋불긋

마음 담아둘

멋진 기다림 하나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2

어젯밤

모진 비바람에

예쁜 단풍이 떨어져

낙엽이 많이 쌓였습니다.


초등학교 교정의 낙엽은

쓸고 버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동그라미와 하트, 별을 만들어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동심의 세계로

전해줍니다.



3

가을은

인플레이션 계절


온 천지가 메말라 가면

초록 잎 은행나무는

지폐 발권의 한국은행처럼

샛노란 오만 원 권으로 바꿔 달고서

왕창 떨 구 어 버린다.


아침이면

노란 조끼 입은

복지관에서 온 할아버지

떨어진 단풍잎을

돈처럼 곱게 쓸어 마대자루에

꾹꾹 눌러 담고서

힘들게

어깨에 지고 가는

뒷모습


엄동설한 넘기기 위해

연탄 한 장 사기 위해

폭락해버린 지폐 한 자루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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