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다디에 빠지다
보이시한 매력의 꺽다리 여가수 등장, 그 시절 길거리며 티브이를 틀면 온통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 가 흘러나왔다.
강변가요제를 아시는지, 남이섬에서 한여름에 펼쳐지는 대학생들의 가요제다. 가수의 등용문이기도 했다.
음악을 좋아하던 나는 가요 듣기를 좋아했었다. 중학생 때 목소리가 곱다고 음악선생님께서 합창단에 들어오길 제의했었다 중학교졸업선물로 엄마한테 통기타를 받아냈고 덤으로 기타 학원 등록도 해주셨다 피아노를 치던 친구랑 작사작곡도 해보고 청소년가요제도 나가보겠단 꿈도 꾼 적이 있었다.
지금생각해 보면 언감생심이다 동네장기자랑 수준이었던걸..
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해이며 내 나이 17살 고1이었다 그해여름 강변가요제 중성미를 뽐내며 천방지축 춤을 추며 노래하는 꺽다리 참가자는 내 눈을 머물게 했었다. 그 당시론 쇼킹 자체였다.
그때부터 그녀에게 빠지기 시작했다.
웬만한 가요프로에 빠지지 않고 출연했으며
당시 하이틴잡지에도 매월 기사로 실리던 그녀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어 엄마나 동생에게 비디오테이프로 녹화를 부탁했었고 그렇게 모은 몇 개의 테이프와 잡지 스크랩북은 그 당시 나의 보물 1호였었다.
매일 그녀에게 일기를 썼었고 집 앞에 찾아가서 편지인 듯 쓴 일기를 전해 주었었다.
그녀는 팬들의 수많은 편지 속에서 나의 편지를 읽었을까?
미지수이지만, 친언니한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그녀에겐 털어놓기도 했다.
그녀는 힘들었던 그 시절 나를 버티고 견디게 해 준 내겐 희망이었던 존재였다.
십 대들 이 아이돌에 빠져하는 덕질, 중년이 되어 트로트가수에게 덕질하는 것을 보며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보다 사랑을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그들이 좋게 보인다.
그들을 사랑하며 결국은 나를 치유받게 된다
그녀는 내겐 그런 존재였고, 사느라 바빠 추억 속에 묻어두었던 그녀는,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들 정도로 본인만의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 지키는 몇 안 되는 여가수로 우뚝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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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음유시인이며 본인의 노래를 듣고 마음의 치유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노래할 수 있을 때까지 노래한다 했다.
작년 우연히 이상은 팬클럽에 가입하고 공연 몇 군대에 가보게 되었다.
상은님은 공연 후 짬을 내어 팬들과 사진을 찍어주셨고 사진 속에 난 최근 보지 못한 환한 웃음을 짓고 있지 않던가 , 진심 오랜만에 환하게 웃고 있던 내 모습은 마치 십 대 시절 그녀를 보고 활짝 웃던 순수한 얼굴로 돌아가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다. 함께 찍은 X세대소녀였던 중년의 친구들 역시 모두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릴 적 누구나 좋아하던 연예인 한 명쯤 있으리라, 배우 가수 스포츠인 등 그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봤으면 좋겠다.
나의 뮤즈 그녀 이상은, 그녀를 향한 팬 심은 진행 중
34년 만에 다시 받은 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