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How long? 4

속마음

by 도라지

현진과 재영이 고기와 야채를 사들고 돌아왔다. 그 외 필요한 것들은 유지은이 어제 미리 장을 다 봐 두었다. 엉덩이가 큰 김소연은 스키니 바지로 빵빵한 엉덩이를 한껏 과시한다. 그녀가 간호사 시절에 의사였던 전 남편도 엉덩이로 후려서 결혼했었다. 그리고 십오 년 후에 가슴 큰 어린 간호사에게 남편을 뺏겼다.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을 때, 김소연은 지금 커피숍을 하고 있는 6층짜리 건물을 위자료로 받고 쿨하게 이혼해줬다.


한번 떠나버린 남자 마음은 돌려놓는 게 아니다. 아들도 남편에게 주고 나왔다. 유난 맞은 시어머니가 장손이라고 어련히 알아서 잘 챙겨줄 것을 소연은 믿었다. 소연이 싱글맘으로 키우는 것보다, 그게 아이한테도 더 좋을 거 같았다.


소연은 재혼 생각이 없다. 남자의 속성을 너무 잘 아는 까닭이다. 그리고 소연도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고 싶은 뜨거운 여자다. 전 남편이 그녀에게 준 건물과 돈만 보고 접근하는 놈만 아니면 된다. 소연은 그냥 자기를 여자로 좋아해 주는 남자면 오케이다.


소연은 서동우의 계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총각이고 세무사고 다 필요 없다. 소연은 나를 원하는 남자가 좋다. 박태환이 소연을 바라보는 눈빛이 은근히 섹시하다고 소연은 생각했다. 태환이 그녀의 커다란 엉덩이를 보며, 야한 상상을 하기를 바라는 중이다.


박태환이 펜션 앞마당에 불을 피우고 있었다. 태환이 배는 좀 나왔지만, 어깨와 허벅지도 제법 각이 잡혀 있는 게 아직 쓸만해 보인다. 저 혼자 잘난 줄 아는 서동우보다 차라리 조금 배도 나오고 크게 잘난 것도 없이 여자나 밝히는 박태환이 백번 낫다. 잠자리에서는 여자 위에 있지만, 낮에는 여자를 떠받들 줄 아는 남자가 진짜 남자다. 소연은 태환의 물건이 몹시 궁금해진다.


유지은이 한시도 쉬지 않고 바삐 움직이며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이다. 현진이 지은을 걱정하며 말했다.


"지은아, 어제도 늦게까지 수업해서 피곤할 텐데, 놀러 와서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니? 소연이랑 내가 할게. 그만 불 좀 쬐면서 쉬어~"


키가 작은 하수민은 입으로는 다 간섭하는 타입인데 정작 일머리가 없는 편이다. 성격도 일머리도 시원시원한 현진이 지은을 동우 옆에 앉혀 놓는다. 시월 달이지만, 산 밑의 저녁은 차갑게 느껴졌다. 태환이 피워 놓은 불 주위로 모두 모여 앉았다.

술잔이 돌았다. 재영이 옛날에 하던 소주 뚜껑 치기 게임을 제안했다. 이구동성으로 유치하다고 핀잔을 주었지만, 결국 소연과 지은이 많이 걸렸다. 취기가 오른 소연이 진실 게임을 제안했다. 김재영이 진실의 무대에 섰다. 소연이 물었다.


"와이프랑 밤일할 때, 얼마나 오래 해요?"


그러자 재영이 어렵지 않게 대답했다.


"와이프랑은 오분, 다른 데선 다섯 시간~"


재영의 대답에 소연이 감탄의 환호성을 질렀다. 이번엔 서동우가 진실의 무대에 올랐다. 지은이 물었다.


"여기 여자 네 명 중에 단 한 명과 키스해야만 한다면, 누구?"


서동우는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기습 질문을 받으며 떠오른 이름은, 이현진이었다. 단 한 번도 그 이름을 떠올려본 적이 없었다. 설마 내가 현진을 좋아했던 건가? 서동우도 스스로 놀랐다. 유지은이 동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쏘아보듯이 날카롭다. 아니 저 눈빛은 날카로운 게 아니라 강요하고 압박하는 눈빛인가? 에라, 모르겠다.


"유지은~" 서동우가 대답했다. 소연과 재영이 "키스해"를 외쳐댄다. 그 옆에서 하수민이 부러운 눈빛이다. 동우가 지은의 입술에 장난스럽게 입술을 갖다 댔다. 그러자 지은이 동우의 입술을 살짝 깨문다. 순간 당황한 건 동우였다. 동우도 여자를 만나볼만큼 만나봤다. 이 여자도 또 한 명의 무서운 아줌마인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전 03화(소설) How long?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