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되면 집안에 아득한 공기가 가득했다. 성당에서 빛나는 화려한 트리 장식도 좋았고 선물로 받는 과자 꾸러미도 늘 웃음을 주었다. 매년 12월이 되면 트리 장식 등을 사 와서 집안을 가득 장식했다. 집이 좁아서 나무 트리를 멋있게 놓을 수는 없었다. 반짝이는 긴 트리 장식을 천장에 가득 붙였다.
그 위에는 색종이와 펜으로 산타를 그리고, 크리스마스 장식소품을 직접 제작했다. 공기가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졌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져 올 때면 자매들끼리 모여서 마니토를 정했다. 얼마의 비용을 정해서 랜덤으로 뽑힌 이에게 덕담이 들어간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을 함께 전달했다.
집안 가득 캐럴이 울려 퍼지고 마니토의 선물을 기다리는 그 시간은 설렘으로 가득 채워졌다.
여행 가기 전에 준비하는 시간이 들떠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다.
다양한 색으로 빛을 비춰주는 조명과 캐럴이 어우러졌다. 창밖에 눈이 내리는 날이면 더 큰 목소리로 캐럴을 따라 불렀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언니들과 다 같이 모여서 서로의 마니토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귀여운 곰돌이 인형을 준비한 둘째 언니의 마니토가 내가 아닌 것을 아쉬워했다.
언니들과 알콩달콩 모여서 웃는 모습을 보면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 나도 엄마 말고 자매 하고 싶다. 너희는 좋겠다. 이렇게 웃고 떠들 수 있는 형제가 많아서.”
엄마는 형제들이 있긴 하지만 나이 터울이 많고 언제든 마음 편히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없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는 집 앞의 선물의 집은 매일 들르고 싶은 장소였다. 그곳에서 귀엽고 이쁜 소품들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았다.
쓸데없는 장난감을 사는 아이들을 말렸는데, 그것들로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미소를 보니 첫눈에 설렜던 어린 내 모습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