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parang
사람들은 '때'에 대해 이야기한다.
꽃이 피는 때
열매 맺는 때
사랑할 때
그리고 무언가를 시작할 때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모든 때가 너무 늦은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인생이란 시계는 때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천천히 그리고 자유롭게 흐르니까
미국의 작은 농촌 마을, 안나 메리 로버트슨 모제스는 평범한 농부의 아내로 살았다. 아침이면 밭일했고 낮이면 가족을 돌봤으며 저녁이면 바느질로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삶은 특별할 것도 화려해할 것도 없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같았다.
하지만 인생의 어느 날, 그녀의 손은 바늘을 잡기 힘들 정도로 관절염에 시달리게 되었다. 여든을 앞둔 그녀는 더 이상 바느질도 할 수 없었다.
절망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그때 그녀는 붓을 들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될 때, 캔버스 위에 삶의 새로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말했다.
“할머니, 지금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나요?”
그럴 때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꿈과 열정에 나이가 어디 있나요? 열정이 있는 한 늙지 않는답니다.”
그녀가 그린 그림은 화려한 기교 없이도 보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졌다. 일상 속 작은 풍경들, 계절의 변화, 마을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은 그녀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캔버스 위에 살아 숨 쉬었다. 결국 세상은 이 늦깎이 화가의 진솔하고 순수한 그림에 감탄했고 '그랜드마 모제스'라는 이름을 붙이며 열광했다.
어느덧 그녀의 나이는 백 살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그랜드마 모제스의 영혼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늘 청춘이었다. 그녀는 말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붓을 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열정을 갖고 있는 한 절대 늙지 않을 테니까요.”
그녀는 우리에게 단순한 교훈 하나를 남기고 떠났다. 삶을 살아가는데 때가 늦었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삶의 어느 순간에도 열정이 우리 안에 살아있다면 그곳이 바로 인생의 봄이며 꿈을 피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때라는 사실 말이다.
모제스의 그림처럼 인생은 화려하지 않아도 스스로 아름다움을 느낄 때, 가장 완벽한 시작의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삶과 그림은 오늘도 이렇게 속삭인다.
“당신의 마음속에 열정이 있는 한, 삶은 언제나 젊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