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parang
“사랑한다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다. 자기 마음을 컨트롤할 수 없고, 그래서 불합리한 힘에 휘둘리는 기분이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 '여자 없는 남자들'의 문장이다.
사랑은 이성의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다. 심지어 내 마음인데도 내가 내 마음을 설득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랑은 원래 어긋난다.
계획한 시간에 오지 않고
기대한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으며
예상한 거리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 사람을 보고 싶지 않다고 수십 번 되뇌어도, 마음은 어느 골목 어귀에서 혼자 그를 기다리고 있다. 잊었다고 믿는 순간에도 그의 이름 석 자가 뜻밖의 노래 가사에서 튀어나온다.
우리는 논리를 좋아한다. 모든 감정을 항목별로 분류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눌렀다가 켜는 훈련을 받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사랑만큼은 늘 그 훈련을 망가뜨리는 불합리의 언어다.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무너지기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화가 나기도 한다.
다시 연락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밤마다 핸드폰 불빛을 확인한다.
모순, 흔들림, 불균형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사랑은 '마음의 완벽한 균형'이 아니라
'감정의 격류 속에서
끝내 그 사람을 향해 떠밀려 가는 의지'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바보 같아 보여도
답이 없는 질문을 반복해도
불합리한 감정에 기꺼이 휘둘린다.
그것이 사랑이고
사랑은 원래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사랑은 컨트롤할 수 없는 마음을
품은 채 살아가는 일이다.
그 혼란 속에서도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