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잡러강사 Oct 30. 2022

결혼 체험리포트

이 사람이 결혼상대일까? 긴가민가할 때,

살다 보면 누구나 영원한 것은 없다. 피를 나눈 부모와 자식 간에도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인데 하물며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과 남 사이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

내가 결혼을 택한 것은 어쩌면 일정 부분 효도의 의미도 섞였는지 모르겠다. 당시 우리 부모님은 황금기에 가야 한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결혼대상이 정해지고 본인도 딸 치운다며 자랑하던 아빠를 보며 내심 서운했다. 비교한 것은 아니지만 종종 드라마 포함 다른 아빠들을 보며 딸 결혼식에 눈물짓는 아빠를 상상하곤 했는데 우리 아빠만은 싱글벙글이었다. 오히려 좋은 날 왜 우냐며 떵떵거렸다. 난 내 결혼식에서 마저 공감하지 못하는 아빠가 싫었다. 아빠 같은 남자랑 절대 결혼하기 싫었다. 아빠와 무조건 반대인 신랑 될 사람의 자격조건은 이러했다.

첫째, 사업하지 않는 사람

둘째, 가정적이고 자상한 사람

셋째, 나만 봐줄 한 사람

그 조건을 일일이 따지며 지금의 남편을 만나지는 않았는데, 하고 나서 보니 그럭저럭 엇비슷하게 맞는 남자와 하기는 한 것 같다. 내가 스스로 내건 조건에 얼추 맞는 남자와 살면서도 결혼이란 타이틀은 여전히 내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이 사람에게도 어김없이 단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그럼 도대체 결혼할 때 어떤 측면을 보고 결정해야 할까?


결혼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첫째, 그 사람의 단점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을 만큼의 단점이 그 사람에게 있다면, 결혼 후에도 분명 그 단점 때문에 부딪힐 수 있다. 연애할 때 나타나던 문제가 결혼하면 없어질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단점이 더욱 뚜렷해지고 빛이 난다. 그러니 결혼할 사이라면 서로의 단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둘째, 그 사람의 집안 문화도 내가 감내할 수 있다.

집안 문화는 어디나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을 만큼의 집안문제나 집안사람들에 문제가 있다면, 결혼 후에는 분명 더 부딪힐 수 있다. 아마 이 부분은 자주 서로의 집에 왕래하지 않은 사이라면, 상견례할 때까지도 쉽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약 혼수나 예물 부분에서 갸우뚱하는 일이 생긴다면, 결혼 후에도 비슷한 문제로 상처받을 것을 대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아예 다른 집안 문화를 받아들이거나 일찌감치 단념 또는 묵인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그 사람의 기분까지 내가 감당할 수 있다.

여기까지 보면 이 결혼에 내가 감당할 게 커 보일 것이다. 그런데 이 마지막 항목이 제일 중요하다. 그 사람의 기분이 좋아야 나와의 모든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그 사람의 기분에 내가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상대의 기분을 내가 바꿀 필요는 없다. 상대방도 나도 각자 기분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 만약 상대방의 기분이 안 좋다면,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면 된다. 안 좋은데 말했다가 되려 상처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회피는 아니다. 잠시 기다려줄 뿐이다. 기다렸다가 상대의 기분이 좋아지고 말해도 늦지 않다. 물론 상대의 기분이 좋아지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가 다치지 않게 내 기분을 잘 컨트롤해나가면 상대방도 돌아오게 되어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 그 사람과 결혼해도 좋다. 그만큼 내가 선택한 결혼에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이지, 꼭 그런 사람과 결혼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한 선택이기에 더 이상 후회는 없다는 각오가 선다면, 해도 좋다.

일단 내가 살아야 하므로, 경제적인 것은 그다음 문제다.
노래 가사처럼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 맞다.
사랑엔 유효기간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살다 보면 생기는 전우애도 사랑은 사랑이다.

     

 

  

이전 05화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