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마음을 여는 마법같은 한마디

"나도 그랬어."

by 마음치어리더

아이들한테 유독 잘 먹히는 말이 있습니다.
“나도 어릴 때 그랬어.”

수업 초반, 아이들과 인사를 나눈 뒤 어색함을 풀려고 요즘 근황을 묻곤 합니다. 그런데 좋은 소리만 들리진 않지요.
숙제가 너무 많고, 급식도 맛없고, 심지어 이 시간이 끝나면 또 학원에 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럴 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힘들지? 선생님도 그랬어.”

그러면 아이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어 저를 바라봅니다.
‘뭐지?’ 하는 눈빛으로, 눈이 동그래져 저에게 집중합니다.


이 마법 같은 말을 처음 꺼낸 건, 사실 제 아이에게였습니다.
그때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지요.
“엄마가?”

우리는 보통 서로의 역할만을 보게 됩니다.

부모와 선생님은 늘 옳고 그름을 가르쳐주고, 바른 태도를 교정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찔끔 던져본 말에 내가 “나도 너희와 같았다”고 답하면, 아이들은 의외로 당황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는 묘한 공감과 함께, 스스로를 인정받은 듯한 자신감이 비쳐 보입니다.

아이들은 처음엔 눈이 동그래지며 저를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급기야 묻는 아이까지 생깁니다.
“선생님도 그랬다고요??”


저도 어릴 적, 학원이 그렇게나 가기 싫었습니다.
길고 긴 학교 수업을 겨우 마치고 집에 왔는데, 잠시 숨 고를 틈도 없이 또 학원에 가야 했지요. 도착하자마자 의자에 앉아 문제를 풀고, 점수를 매기고, 틀린 문제를 고쳐야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온통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 정작 집에 돌아와도 숙제가 기다리고 있었기에, 별다른 즐거움은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비추어보면, 그 누구라도 나에게 따뜻한 작은 위로를 해주었더라면 나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 안의 아이는 결국 지금 내가 만나는 학생들과 같은 재질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건네는 “나도 그랬어”라는 말은,

어쩌면 어린 시절의 나에게도 건네는 위로인지 모릅니다.

그 말 속에는 아이들과의 공감뿐 아니라, 나 자신을 보듬어주는 마음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과 마주하는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거울치료와도 같은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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