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향상 Aug 01. 2022

(고물상창업 5강) 마당 쓸고 돈 줍고

(마당에서 이뤄지는 생산성)

오래된 옛적 정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우리는 이런 게임을 하면서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

일. 이. 삼. 사 게임과 흡사한데 팀과 팀명을 나누어 공격과 방어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단체 게임이다. 

정말 목청이 터져라 열심히 했던 학창의 기억이 떠오른다. 

도랑치고 가재 잡고

꿩 먹고 알 먹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마당 쓸고 돈 줍고


이런 행운은 1석 2조, 1+1의 패키지 상품처럼 삶의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기업의 현장에서 생산성을 생각하면 이 일은 불가능한 것도 또는 비 현실적인 것도 아니다.

삶이란 것이 어떻게 덧셈의 공식만으로 이루어 질까? 때로는 곱셈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것들을 심심찮게 경험하게 된다. 그런 경험들이 월급으로 사는 직장인보다는 사업가들에게 예민한 세포 반응을 하며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여겨진다. 하여 나는 어린 시절 그렇게 목청을 높여 부르짖던 게임의 법칙을 창업의 현장에서 틈틈이 만들어 가기를 원한다.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그 결실의 차이는 어디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고물상 마당은 심은 것을 잃어버리는 일에서부터 그 가치가 30배나 60배 100배의 차이가 나는 결실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의 일이 일어나는 현장이다. 오늘은 그 현장의 이야기를 펼쳐보고자 한다.


내가 하는 업을 통해서 사람을 얻는 것 특별히 좋은 사람을 얻음은 나의 인간됨이 키워드이지만, 마당 쓸고 돈 줍고 가 가능한 공간은, 엿장수 시절을 거치고 재활용 환경산업을 넘어 이제는 ESG경영의 핵심으로 성장한 고물상 마당이다. 이곳은 부자들이 탄생하는 공간이다. 세상에는 그들에게 줄 수 있는 학위가 없지만 웅장한 기계의 달인들 철거와 해체의 달인들이 시간 속에서 길러지고 현장을 지탱하고 있다. 그들은 금속에 대한 이해와 눈에 띄는 것과 그렇지 않은 곳의 철과 비철의 용량을 계산하는 일에 누구보다 정확한 눈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작업조건과 경제적 성과를 분석하는 누적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언젠가 한 번쯤 기회를 얻으면 빠르게 부자가 된다. 그들을 배출하는 곳이 다름 아닌 이곳 마당이다.


그 마당에는 값비산 보물을 자물쇠도 없이 쌓아둔다. 수억의 상품들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져 있기에 오픈된 곳간이라 하겠다. 매일의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노하우가 만들어 찌는 곳. 나는 이곳을 셰프의 주방이라 말하고 싶다. 널브러진 식자재는 초보자에겐 한숨이 되겠지만  숙련된 경험자의 손에서는 최고급 호텔의 요리도 탄생하는 법이다. 고물쟁이로 장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그 먼지 가득한 마당에서 기회를 보는 눈을 기르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 좋은 예가 되는 사업가를 소개드리고자 한다. M사와 K사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 같다. 나는 사부작사부작 마당이라고 부른다. (주)비전의 마당과 비교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조용하기 이를 데 없다. 중후한 장비의 굉음이나 또는 긴장된 작업자의 목청 높은 작업지시도 없다. 그저 조용히 둘러앉아서 공기놀이를 하는 듯 보인다.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분주한 걸음으로 작은 물건들을  던지고 던지고 그렇게 점심이 넘도록 별다를 일이 없어 보인다.

망치와 전동 드라이버를 손에 들고 돌리고 때리고 나누고 쓸어 담는다.

매입한 철스크랩을 납품 기준에 맞게 선별하고 분리하고 그리고 가공하는 일련의 일이 하루 종일 마당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지난한 씨름을 철인들은 묵묵히 감내한다. 그러다가 순간 번개처럼 이 반복된 일 속에서 유레카를 외치는 한 시간을 맞게 된다. 그때부터 돈 되는 일이 시작된다.

폐기물의 가치를 높이는 단순한 방법은 해체와 선별이다.




마당을 잘 관리한다는 것은 마치 시험의 답안 노트와 같이 중요하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고 경험이 필요하다. 기술이기도 하고 정보이기도 하다. 마당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이 바닥의 실력자들이다. 그 이야기의 시작은 철 스크랩의 분류 기준에서부터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째는 일정 규모의 모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재가 쌓인 마당은 생산관리와 납품 등 회전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이때 발생되는 더스트 폐기물을 어떻게 최소화하며 소모하는가! 이는 전쟁이다. 검수를 통해서 등급의 영향을 받고 또는 감량처리가 되거나 퇴송이 되면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고 신뢰에도 커다란 상처를 남기게 된다.

(좌) 더스트 (우) 철 스크랩 유통 시 불순물과 위험물 기준

긴 시간 동안 일한 업자들은 쉽게 이 노하우를 알려주지 않는다. 아니 앎보다는 경험을 통한 응용의 힘이 결과를 좌우한다. 알려줘도 모르는 그것이 바로 노하우이다. 결국 자신이 갈고닦으며 연마한 실력을 통해서 성장해 가야 한다. 스크린이나 자력 선별방식을 통한 방식을 넘어서 폐기물 업체의 위탁방식에서 또한 차이가 나타난다. 그 과정에 대한 각자의 눈높이에 맞는 각자의 방식이 생산품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마당은 손에 익은 시어머니의 주방과 같이 그 고유한 노하우가 만들어지고 거기에서 곱셈의 생산성이 일어나는 첫걸음이 시작된다. 마당 쓸고 돈 줍고 가 가능해진다. 

 



두 번째 분해하고 또 분해하는 방식의 지루한 현장을 잘 견디는 것 또한 마당 관리의 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상식이며 기본이다. 직원이 버리는 것을 다시금 가져다 돈을 만든다. 손님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매의 눈을 주인은 가지고 있다. 반짝이는 것이 다 금은 아니지만 이들은 그 반짝이는 것을 금값을 만들어 내는 공급망을 그리고 분석력과 응용력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옷을 입히고 No라는 말을 Yes로 만들어 낼지 마당에서 체득한 동물적 감각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부자의 마당이 만들어진다.

해체 및 선별 모습



이전 04화 (고물상창업 4강) 폐기물이라 억울한 고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