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지푸라기 되어주기)
어느 날 갓 창업을 한 30대 젊은 부부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사용하는 언어와 태도에서 지성의 빛이 확연한 호감형의 사람들이었다. 둘은 이미지가 굉장히 닮아 있었다. 내 눈에 그렇게 비치었다. 사회적 기업 지원센터의 누군가의 소개로 나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
"아니예요 잘 오셨어요! 반갑습니다."
"어떻게 무슨 일로... 저를?"
"사람에게서 마음의 상처를 입어서 무슨 말이든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그냥 달려왔습니다."
직전 창업의 실패와 좌절, 처음부터 눈에서 눈물이 글썽 그렸다. 그리고 그간 여러 가지 서러웠던 상황이 복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시는 내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아서 지푸라기라고 잡고 싶은 심정 이었다. 그런데 더 힘들어하는 청년 창업자를 만난 것이다. 긴 시간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함께 손을 잡고 위로하며 같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지푸라기가 되어 주었다.
창업은 하루하루 지푸라기를 잡는 상황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 경험의 부재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마음이 늘상 어렵다. 그리고 그 얇은 성이 언제 어떻게 무너질지 모르는 변수로 가득하다. 그러면 눈이 어두워지고 긴 호흡의 안목을 잃어버리고 순간의 이익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그런 리스크를 최대로 줄여 가면 그리고 시간이 쌓이면 조금씩 조금씩 성장의 발돋움이 되는 그것이 창업의 보람이 아닐까 한다.
몸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나이를 따라 서서히 병들어 간다. 그렇지만 짧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 마음이 병드는 것은 나이와 상관이 없다. 우울증과 공황장애 그리고 무기력증 비만 식욕저하 우월감 성급함 과욕 등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질병이 젊은이 곁을 떠돌다 아차 하는 순간 삼켜버린다.
규칙적인 운동을 권유한다. 그리고 독서와 같은 취미 활동이 지천에 널려 있다. 그렇게 조금 다른 시각에서의 마음씀이 반드시 필요하다. 창업자가 일에만 몰두하면 오히려 좋은 일이 피해 간다.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부담을 준다. 자신에게 몰입되어 관계에 너무 힘이 들어간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듣는 귀가 약해져서 좋은 관계 맺기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면 신뢰의 관계로 발전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이제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네트워크를 잘 해내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건 사람과의 일이다.
그 일에 성실함과 에너지를 쓴다면 어느 날 성큼 자란 자신의 모습.. 한 분야에 많은 정보력을 가진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 그렇지만 사람 속에서 치유받고 사람으로 인해 성장한다. 그 다양한 사람을 품는 강물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래본다. 그러면 철이 자석에 붙듯이 사람으로 부유하게 될 것이다. 이전에 포기했던 아래 유형의 사람들도 이제 새롭게 도전하면 참 좋겠다.
- 동문 서답하면서 대화의 주제에서 계속 어긋나는 사람
- 한 가지 설명이 너무 장황해서 삼천포로 빠지는 사람 (다음 일정이 걱정이다.)
-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면서 핵심을 말하지 않고 빙빙 돌리고 있는 사람
- 예, 아니오의 단답형의 사람 (적은 정보로 인해 해결책 모색이 어렵다.)
- 생각의 정리가 되지 않고 중언부언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
- 말이 너무 느려서 호흡을 쳐지게 하는 사람(주변의 기를 모두 - 로 변환시킨다.)
- 자기 자랑과 주장에 상대가 이야기할 기회를 주지 않는 사람
- 그 어떤 말을 해도 자기 연민과 자기 생각의 틀에 꽂혀 있는 사람
- 모든 것에 부정적이라 한없이 설득해야 하는 사람
- 고압적으로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
- 대화에 성실함이 결여된 사람(휴대폰. 한눈팔기)
- 일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
- 그냥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 등등
대화가 유쾌하면서 편안하고 핵심 용어를 잘 선택하는 존중과 친절이 넘치는 사람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거기다 표정이 밝고 사업에 유익한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금상첨화 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없다. 모두가 분주하고 그리고 유익한 정보는 실상 먹거리와 연관되기에 신뢰관계의 사람에게 주는 것이 인지 상정이다. 그래서 사람 관계 그 네트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만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자 그러면 우리는 정말 알지 못하는 사이에 천사를 만나게 된다. 이것이 나의 짧은 경험의 산물이다.
목적 중심의 노골적인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책을 읽듯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사람을 만나면 좋을 것 같다. 두꺼운 책에서 한 줄을 건지기도 하지만 얇은 책에서 많은 것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면 되도록 많은 사람을 만나기를 권한다. 그렇게 덕을 쌓는 네트워크는 험한 생존의 현장에서 마음으로 기억된다. 긴 트랙을 돌아서 큰 선물로 돌아온다. 돈만 오는 것이 아니라 보람이 되어서 찾아온다. 그리고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오늘 뉴스에는(20220907)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태풍과 폭우 속에서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간 사람의 이야기다. 순식간에 불어 난 물로 겁에 질려 차를 버리고 밖으로 도망 오는데 그 물살을 이길 수 가없었다. 마침 지나가던 한 사람이 자신을 발견하고 손을 뻗어 당겨 주는 바람에 겨우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또 한 이야기는 태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대형 화물 트럭들이 일제히 상가 앞 인도에 주차를 했다는 소식이다. 지푸라기가 지천에 널려있고 그 모든 것은 네트워크 안에서 이루어진다. 함께 손을 잡고 함께 성공하는 그런 세상이 창업에도 함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