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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상 Aug 31. 2022

(고물상 창업 9강 )
실패는 골병의 어머니

(이렇게 하라 그러면 망한다.)

저 무겁고 숫돌처럼 단단한 집게는 매일 360' 자신의 몸을 비틀며 살아간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되어 엉키면 어떠하리 그렇게 365일 씨름은 계속된다.

이내 밤이면 저린 몸을 부둥키고 천둥같이 울부짖는 이 사람들의 이름은 철인이다. 그들은 철밥을 먹고산다. 

철산에 묻혀 하루 종일 철밥을 짓는 사람들을 철인이라 부른다.

창업에 대한 흥분과 기대는 현실이라는 척박한 벽 앞에서 조금씩 사라져 가기 마련이다. 고물상도 마찬가지 성공신화의 주인공을 꿈꾸며 덤볐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음을 금세 알아버린다. 그리고 진짜 거품 없이 삶과 생존으로의 창업이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장 노하우를 전하며 어떻게 통과의례를 거쳐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말하지만 실상 모두는 수많은 실패, 소위 골병을 경험하며 한 번의 성공을 이룬 것뿐이다. 그런 이유로 출발지에 선 사람들은 어떻게 저 결승점에 무사히 도착할까 고민이 많다. 그러다 막상 출발이 시작되면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위해 가는지도 잊은 채 차오르는 숨을 고르기도 힘에 겹다. 바쁘게 치열하게 달려야만 생존이 가능한 창업의 현장은 결국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그리고 운이 좋아서"라는 짧은 말로 요약됨을 보게 된다.  


반대로 실패에 대해서 말하라 하면 조금 다른 면이 존재한다. "이렇게 하면 확실히 망한다"는 예외 없는 공식이 존재한다. 나는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오래가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전재를 믿는다. 하여 망하는 공식을 피하는 팁을 드리고자 한다. 그 몇 가지 트랩을 잘 살피면 대성(大成) 보다는 리스크 없는 창업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큰 부자는 하늘이 내지만 작은 부자는 손의 성실에 달려있다)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 29.2% 그렇다면 70%의 패배를 거울삼아 성공을 그려보고자 한다. 긍정의 마인드는 높이 살 만하지만 리스크 앞에서 부정적 마인드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여긴다.




첫 번째  기획 고물상이 존재한다.

기획부동산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텅 빈 땅을 보여주면서 바람을 잡고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부추긴다. 개발 계획이나 관공서의 인맥도 자랑한다. 처음에는 바람처럼 들리던 소리가 욕심이 작동하는 순간 현실로 다가온다. 힘을 다해 돈을 마련하고 투자를 하면 곧장 신기루처럼 사람들이 사라지고 자금도 사라진다.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고물은 어쩌면 이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기획된다. 그런 일로 배를 불리는 중개인 사기꾼들이 참 많이 있다.


부도난 회사의 철거. 기계 라인을 교체하는 현장. 소위 큰돈이 오가는 곳에는 여지없이 이들이 끼어있다.

입찰이나 보증금 등의 온갖 복잡한 방법의 계약 방식 아래 문어발처럼 먹이 사슬이 펼쳐져 있다. 투자자를 사냥하고 돈을 대는 자금주나 작업자나 또는 계약자나 등등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거래 방식이 버젓이 성행한다. 얼마나 사기스러운가!! 얼마나 허술하기 짝이 없는가!! 산더미 같은 물량을 보여주고 이 물건에 대한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믿고 하든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마음을 부추긴다.  아무도 속을 것 같지 않지만 영업에 목이 마르고 회사를 조금만 더 성장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 푼 두 푼 모아둔 돈을 일순간 탕진하게 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절박한 마음이 불같이 일어나면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털썩 주저앉은 사람이 이 바닥에 참 많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는 아닐 거야 하는 그 순간이 바로 낚이기 가장 좋은 상태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구) 웅진 실리콘 벨리 철거 현장은 여러 업체들의 분쟁으로  1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동원되었다


위 사진의 철거현장은 2021년부터 시작된 분쟁이 2022년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주)비전은 이곳의 물건을 적법하게 낙찰받고도 피해자들의 몸싸움에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 현장을 상세히 기록한 뉴스를 읽으면 큰돈에 얼마나 큰 리스크가 따르는지 알게 된다. 분명한 것은 쉽게 돈을 버는 법, 큰돈을 버는 법이 있다면 은밀히 자신과 가족들만 그 비결을 공유할 것이다. 정말 흔들리거든 그렇게 라도 마음을 다잡아 보자. 약 15년의 경험상 이런 일은 너무나 자주 조금씩 다른 얼굴을 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영혼을 털어간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여 다 열거하기 어렵다.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0118


2. 고물상 마당은 화재(폭발)의 위험으로 가득하다.

기획 고물상이 커다란 자금 리스크로 법적 분쟁에 이른다면 화재는 형사상 리스크를 안을 수도 있는 살벌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재활용 관련 물건들이 많은 마당은 항상 폭발과 화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주)비전은 두 번의 화재를 경험했다. 첫 번째 불은 폭발에 의한 것으로 벌금과 교육을 통해서 극복했지만 마음에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겼다. 두 번째 화재는 산소 절단의 과정에서 적은 양의 스티로폼에 불이 붙어서 마당의 고철을 전부 불사르고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그럴 때마다 정말이지 작게 벌어도 좋겠다. 안정적으로 평화롭게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와 가슴을 지배한다. 처음부터 이러한 안전 훈련 그리고 마당 관리가 시작되어야 한다. 습관이 생긴 후 고치는 것은 더 어렵다.  화재 보험이 리스크를 다 감당해 주지 않는다.

재활용 업체 화재현장


3. 이런 일 저런 일 위험한 일 투성이

창업 이후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 경험한 것이다. 25톤 트럭에 한가득 고물을 싣고 거래처로 옮겨 주어야 하는 트럭 기사가 그 고물을 가지고 사라진 것이다. 우리는 끝내 그 사람에게서 고물을 돌려받지 못했다. 집 앞에 잠복하고 그 사람을 찾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지만 10년 전 약 8000만 원 상당의 고물을 잃어버렸다. 돈이 너무 급해서 팔아서 썼다는데 답이 없었다. 그 일로 우리는 세금을 연체하고 세무서에 찾아가서 사정을 말하고 분할해서 납부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지금은 덤덤하지만 참 어이없는 추억이다.


-영업사원이 거래처 돈을 빌려 쓰고 갚지 않아 발목 잡혀 불리한 거래를 했던 경험

-지게차가 흔들리거나 전복되는 사고로 인해 가슴을 쓸어내렸던 경험.

-포클레인을 상차하면서 꽈배기 같은 특정 고철의 특성상 운전자에게 파편이 튀는 사고

-무거운 물건을 발등에 떨어트리는 사고나 미끄럼 사고

-현장의 많은 기계들을 인해서 벌어지는 끼임 등의 안전사고

-이런 많은 리스크가 기업과 직원의 삶을 망치고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외국인 근로자나 불법적인 방식의 작업은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이 가진 조사권으로

 인해서 검찰까지 사건이 넘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모든 성공신화 뒤편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래서 박진감 넘치고 그리고 현장감이 있다. 그렇지만  이런 모든 리스크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창업자의 삶이며 오너 리스크이다. 그 무거운 삶을 표현했던 이건희 회장의 말로 오늘의 에피소드를 마감하고자 한다.  “10년 후 무엇으로 먹고살지를 생각하면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고물상 창업은 하루하루 그리고 한 달 한 달이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현장이다. 그래서 도전할 가치가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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