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내가 먹는 음식이 나였다

안녕하세요, (구) 짜장면 (현) 토마토입니다.

by 까까멜리아

엄마 말에 의하면, 어린 시절 놀다 눈 옆을 다쳤는데, 생각보다 꽤 다쳐서 상처부위를 꿰매야 했단다. 상처에, 눈물 콧물이 범벅된 아이가 너무 짠해서, 80년대에는 귀하디 귀한 짜장면을 큰맘 먹고 한 그릇 사줬다고 한다.


당시엔 엄마도 잘 못 먹던 짜장면이라 딱 한 그릇 사서, 남으면 드시려 했다는데, 어린 나는 퉁퉁 부은 얼굴로 짜장면 한 그릇을 다 먹었다고 한다.


그때 나는 우리 나이로 4살이었다고…


너무 놀란 엄마는, 카메라를 들어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 당시 짜장면의 맛이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그 후 오랜시간 내게 짜장면은 소울푸드 그 자체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먹고 나면 다음날 바로 관절통도 좀 생기고, 체중도 금방 느는 게 느껴져서, 아쉽지만 자제하고, 한 달에 한두 번만 먹었다.

간짜장에 탕슉 못잃어
아쉬운대로 짜장라면이라도!


재활치료를 받으며 몸이 조금 나아지자,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다고, 더 빠르게, 더 많이 좋아지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나는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정기적인 병원 외래 방문과 피검사를 하는데, 그 무렵, 피검사상의 염증수치는 물론, 콜레스테롤, 간수치, 당수치 모든 게 널뛰고 있었다.


이 모든 걸 안정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첫 번째 목표로 염증 줄이기를 도전했다.


온라인에 떠도는 수많은 숏폼과 레거시미디어에서 나오는 프로그램, 책들을 찾아보니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있었다.


‘건강식’, ‘자연식’을 하라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3대 백색가루(쌀, 밀, 설탕)를 끊는 식단도 있으나 왠지 자신이 없었다. 다시 유튜브에서 내가 할 만한 식단이 뭐가 있을지 며칠을 찾았다.


평생 지속할 수 있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식재료여야 하고,

비싼 수입식재료가 아니면서,

가족, 친구와 함께 식사할 때 유난 떨지 않는 식단이 필요했다.


이런 조건으로 찾으니 뭔가 딱! 이거다! 싶은 걸 찾기 힘들었는데, 의외의 채널에서 찾은 다이어트 식단이 뭔가 해 볼만하다 싶었다.


처음엔 그 식단 그대로 따라 하다가, 차츰 내게 편한 방식으로 조금씩 수정했고, 석 달쯤 지난 지금은 내 생활에 맞게 자리 잡았다.




요즘의 나는 하루 한 두 끼는 원 재료를 그대로 먹는다. 토마토, 오이, 복숭아, 수박, 요거트, 치아씨드, 꿀, 계란, 달지 않은 약간의 빵을 먹고, 종종 아이스크림도 먹는다.

그리고 한식 밥 반찬을 먹을 때는, 오트밀을 밥처럼 데워서 함께 먹는다.



조리과정이 단순하고, 간단히 준비해 먹을 수 있다 보니, 외식이나 배달을 할 일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맛있다.(이게 제일 중요!)


그마저도 귀찮아 배달음식이 생각나는 날은,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하나씩 시켜서, 두 끼에 나눠 먹거나 가족들 밥상에 샐러드를 곁들여 놓는다.


그렇게 한 달 반쯤 됐을 때, 체중이 3-4kg이 줄어들었고, 그 무렵 병원에서 피검사를 다시 하게 됐다. 검사 수치가 전반적으로 많이 개선되어 약을 좀 줄였다.


사실 검사 결과 나오기 전에 이미 내 몸이 달라진 건 알 수 있었다. 피부에 나던 뾰루지, 푸석함이 줄어들고, 잠을 잘 자며, 관절부위 통증을 느끼는 날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고 나니, 더 이상 짜장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일례로 짜장을 들었지만, 비슷한 것들로 피자,

오븐스파게티, 막창, 대창 등등 많다.




먹고 싶은 걸 참는 게 아니라, 그 음식보다 더 맛있고 좋아하는 메뉴가 생긴 것이다.


입맛도 변했고, 마음도 변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바로 나고,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 말이 딱 맞다.


예전의 나는 짜장면이었지만, 오늘의 나는 토마토와 계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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