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 헬스장도 PT도 처음입니다만,

기분 좋은 근육통

by 까까멜리아

워딩이 무례하지만, 헬스장은 근육에 ‘미친’ 사람들이 단백질파우더에 닭가슴살 갈아 마시며 운동하는 곳 이라고만 생각했다.


밖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 얼마나 많은데, 심지어 공원이나 뒷동산만 가도 운동기구가 있는데 왜 돈 내고 헬스장을 등록해야 하나 생각했으니, 아둔하고, 편협하기 짝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운동을 돈 내고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돈 내고 배운 운동은, 안 배우면 죽을 것 같은 수영과, 어딘가 ‘있어 보이는’ 필라테스가 전부였다.

(15년 전 내겐 필라테스가 있어 보이는 운동이었다.)

그것도 수영은 공공기관에서, 필라테스는 문화센터에서 저렴하게 찍먹 수준으로 배워봤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는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가끔 동네 뒷산 오르고, 자전거 타는 게 운동의 전부였다.


‘애 둘 키우고 살림하는 것도 힘든데,

운동할 시간이 어딨어…‘


원래 안 하고 싶은 놈에겐 안 할 핑계가 오조 오억 개인 법이다.




재활치료가 시작되면서부터 운동은 매일 했다.

치료가 끝난 뒤에는 그간 병원에서 배운 운동을 집에서 하고, 자유수영 티켓 사서 가고, 동네 공원이나 돌던 내게 남편은 헬스장에 가자고 제안했다.


‘헬스장을? 내가?’

’일단 가 보고 아님 말지 뭐…‘


하는 맘으로 얘기 나온 주말 저녁, 그렇게 갑작스레, 동네 헬스장을 찾아갔다. 안내 직원을 따라 두리번거리며 헬스장 시설을 좀 둘러보고는 둘이 1년 치 회원권을 결제하고 왔다.


1년 치를 끊으니 맛보기 PT도 몇 번 무료로 넣어줬다. 나처럼 헬스장 처음 가는 사람들을 위해 기구 사용법을 알려주는 건가 보다 생각했다.


등록 한 다음날부터, 두 아이 라이딩을 하고 집에 오기 전, 헬스장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집에 들르면 다시 나오기 귀찮을게 분명하므로, 집에 가기 전에 들러 샤워만이라도 하고 오자는 맘으로 갔다.

이제는 편해 gym

몇 번 간 후에도 여전히 낯설기만 한 헬스장에서, 배정된 트레이너선생님과 첫 수업을 하게 됐다.


병력? 과 운동력? 등의 정보를 적던 선생님이 운동을 하는 목표가 어떤 것인지 물어왔다.


“저는 그냥 튼튼해지는 거요.

일상에서 가고 싶은 데 가고,

하고 싶은 거 할 정도의 튼튼함이요.”


뒤이어, 선생님이 몸무게를 물어봤다.


당시에 식단조절로 7-8kg 정도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거운 몸이라,


‘조금 깎아 부를까…..?’


1-2초 정도 고민하다가 솔직히 말했다.

말이 끝나가기 무섭게


“자, 그럼 인바디 한번 재시죠!”라고 했다.


‘어우… 이렇게 바로 잴 거면 왜 물으신 건지…’

몸무게 낮춰 불렀으면 엄청 창피했을 뻔했다.


인바디 재고, 굳어있는 근육 마사지로 시작했다.

이후 맨몸운동부터 시작했다. 중량을 이용한 운동이 힘든 상태라, 헬스장에 있는 수많은 기구들은 운동의 도구가 아니라 보조기구역할만 했다.

그렇게 운동을 하고 쉬고 다시 하기를 반복하다가 추노꾼에게 쫓기는 노비의 몰골이 될 즈음 수업이 끝났다.


‘무료체험분인데 이렇게까지?’


싶었지만, 최선을 다해준 트레이너선생님도 고맙고, 정말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고 오랜만에 느끼는 근육통이 반갑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은 추가결제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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