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몸 못지않게 상처받은 마음

나를 잘 먹이고, 다듬기.

by 까까멜리아

일주일에 두 번, PT를 받고 있다. 재활치료를 받던 나는 아직 혼자 기구를 쓰며 운동할 만큼의 체력도, 몸의 기능도 되지 않는 데다 헬스에 대한 지식도 ‘0’에 수렴하는지라, 재활 PT로 받는 중이다.


헬스장 엘레베이터

기구사용은 최소화하고 거의 맨몸운동 위주로 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중에는 너무 힘들다거나, 인상을 찌푸릴 정도의 강도가 아님에도, 다음날 일어나면 어제의 운동 결과가 근육통으로 밀려온다.


운동의 비중이 8할은 하체에 있는 만큼, 근육통도 하체에 집중해서 오는데, 아직은 관절통인지 근육통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예전 같으면 ‘아오 근육통!’하고 넘겼을 정도지만,

지금은 ‘어? 어디가 또 아픈가?’하며

마음이 한껏 위축되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내 몸이 망가져있는 사이, 내 마음은 더 크고 깊게 상처가 났다. 작은 통증 하나에도 크게 놀라고, 불안함을 느끼게 됐는데, 이제는 그 순간마다 조금씩 마음을 다잡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건 그냥 근육통증일뿐이다.‘

‘안 쓰던 부분이 쓰여서 낯설뿐이다.’

‘어디가 안 좋거나, 안 좋아지지 않는다.’

‘하루 더 지나면 괜찮아진다.’

‘나는 매일 더 좋아지는 중이다.’


예전에 병원에서 치료해 주던 치료사쌤도, 지금 날 도와주는 트레이너쌤도 한결같이 그렇게 말한다.


“관절에 열이 나거나, 무릎이 아픈 게 아니라면, 괜찮으신 거예요.”


재활을 하며 내 멘탈의 끝이 매우 얕음을 알게 됐다. 이전의 난 나름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에도 웃고, 농담하며 아이도 낳고 살 수 있는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원인 모를 오랜 통증에 일상이 무너지자,

‘끝이 안 보이는 터널을 걷는다는 기분’이라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됐고, 혹시 이게 터널이 아니라 동굴이면 어쩌나 싶어 하루하루 두려워졌다.


종종 운동선수들의 부상과 재활, 그 후 현역 복귀, 혹은 은퇴 소식을 듣지만, 그 사이 과정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내가 겪어보니 아픈 몸의 기능을 끌어올리는 과정은 작은 삽으로 산을 옮기는 것과 같았다. 티도 나지 않는 일을, 매일, 힘들게, 오랜 시간 지속해야 한다.

더불어 몸의 고통보다 더 큰 맘속 두려움도 극복해야 하는데, 운동을 하는 시간만큼은 그런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


이번에 내가 배운 것은, 몸이 아프면 일단 병원에 가고, 큰 병이 아니라면 병원비가 아니라 운동에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걸 모르고, 병원에서 주사 맞고, 집에서 누워있으며 사태를 더 악화시켰었다.


내가 운동을 시작하고, 남편도 운동을 시작했다. 내가 재활치료받던 시기, 남편은 러닝을 했고, 지금은 함께 PT를 받고 헬스장에 다닌다. 그리고 식사를 매우 중요시하며, 좋은 식품을 섭취하려 노력한다.


좋은 음식 먹고, 헬스장 출석 열심히 하는 서로에게, 누가 보면 피트니스 선수 준비하는 줄 알겠다며, 우스갯소리를 나누는 요즘이다.


엄마가 열 달 잘 품어 낳고, 먹여 기른 노력으로 40년 지냈으니, 이제 남은 시간은 내가 나를 잘 먹이고, 운동시켜 잘 지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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