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교육이 별 건가

엄마, 아빠 따라 운동하는 아이들

by 까까멜리아

남편이랑 연애하던 시절, 그러니까 옛날 아주 먼 옛날, 지금처럼 러닝이 유행도 아니었고, 학창시절에는 체력장 오래 달리기를 극혐 했던 나는, 당시 남친 손에 이끌려 나이키런 10km 코스에 덜컥 등록을 했다.

이 때까진 즐거웠지


‘기본 체력이 있으니 뛸 수 있겠지.’


라는 근자감에 나이키 바람막이 사고, 새 운동화도 신었다. 출발 전 다 같이 체조도 하고, 유명 연예인도 오고, 축제 같은 분위기에 업됨도 잠시, 나는 3km도 뛰기 전에 숨이 모자라고 옆구리가 아파 뛸 수가 없었다.

한 번도 뛰어보지 않은 내가, 크로스백메고 겁도 없이 10km 코스를 뛰려 한 것이다.


이 날, 쉬지 말고 살살 뛰라는 구 남친분과,

알아서 갈 테니 제발 너 혼자 먼저 가라는 나는,

몇 차례를 투닥이며 다툰 끝에

여의도 골인지점을 통과했다.


기록은 기억나지 않지만, 너무 힘들었고, 나는 앞으로 마라톤은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했던 기억이 남았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부터 근력은 좋은 편이었으나 지구력은 약한 편이었다. 그저 힘이 센걸,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라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


아이들 운동신경은 엄마를 닮는다던데, 그 때문인지 첫째 아이는 몸도 뻣뻣하고 근력, 지구력 모든 게 떨어지며 입도 짧고 잠도 없었다.


당연히 병치레가 잦았고, 운동을 시키자니 키즈카페 방방이만 타고 와도 발목이 아프다며 다음날 절뚝이는 아이에게 시킬 수 있는 운동도 마땅히 없었다.


그러던 내가 운동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서둘러 시작한 게 첫째 아이 운동 등록이었다.


’ 뭐라도 하나 걸려라 ‘


라는 생각으로, 수영, 줄넘기, 배드민턴, 태권도 등을 기회 되는대로 보냈다. 특강, 원데이, 방과 후 수업처럼 정규강좌가 아니더라도 찾아보니 방법은 꽤 많았다. 그렇게 하다 걸린 게 ‘줄넘기’였다.


아이는 줄넘기에 흥미를 보였고, 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반년을 해 본 뒤 운동강도가 좀 더 높은 학원을 추가하고, 그 후 학원 수업일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운동량을 늘렸다. 그리고 그 학원을 쭈욱 다니고 있다.


아이가 자란 덕도 있지만, 운동을 시작하고 확실히 병치레도 줄어들고 성격도 외향형으로 바뀌는 게 보였다. 무엇보다도 ‘몸을 움직이는 활동’에 있어서 예전처럼 움츠러드는 모습이 없는 게 엄마로서 보기 좋았다.


얼마 전, 디즈니런 마라톤 접수가 있었다.


”디즈니 캐릭터들도 나오고, 완주 메달도 디즈니 캐릭터 새겨진 걸 준다는데, 아빠랑 10km 해볼래? “

라는 내 말에 아이가 흔쾌히 “그래.”라고 답했다.


애는 한다는데, 괜히 그 말에 놀라서 ,너 진짜 할 거냐며 몇 번을 되물었다. 아이는 친구들이랑 놀러 가서 17km 걸은 날도 있다며, 할 수 있다 했다.


결과적으로 추첨결과가 낙첨이라 디즈니런은 못 뛰게 됐지만, 10km도 별 것 아니게 생각하는 아이가 기특했다.


어린 둘째도 요즘은 틈만 나면 0.5kg짜리 아령을 들고 자기 운동하는 거 보라며 자랑을 한다.


예전에, 내가 집에서 그림을 그릴 때는 아이들도 그림을 그렸는데, 이젠 내가 운동을 하니 아이들도 자연스레 운동을 한다.


굳이 가르칠 거 없이,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나도 좋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근데 말이지.. 엄마는 매일 책 읽는데, 너흰 언제쯤…??? 아니다, 내가 더 읽어야 하는 거겠구나! 그렇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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