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배우는 것들
“꽃 얼마나 배워야 잘할 수 있나요?”
“꽃 얼마나 배우고 창업해야 하나요?”
꽃의 배움에는 기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14년, 15년 차가 된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게 꽃이고 끊임없이 무언가 조금씩이라도 깨닫고
배우게 된다.
한 3년 차, 쯤에 그래도 좀 잘하는 거 같다고 느꼈었는데 지금 생각해면 허술, 허접 그 자체였다.
꽃을 쓰는 스킬도 부족했고 스타일도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었다.
물론 스타일은 취향에 따라 계속 변하기 때문에 다른 문제 이긴 하다.
6년 차, 쯤에는 사진만 보고도
아 저 디자인은 어떻게 하면 되겠다 만큼 성장했지만
더 잘하고 발전하고 싶은데 실력이 정체되어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뭔가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학원을 가는 건 무의미할 거 같고 생각한 게 대학원이나 해외연수였다.
긴 고민 끝에 대학원을 선택했고
이유는 해외연수도 어쨌든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배우는 것이니 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컸다.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결론은 대학원 공부는 경제적으로도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후회가 없다.
구멍 뚫려 있는 공간이 메워진 느낌?
그리고 아주 주관적이지만 실력이 월등이 높아졌다.
만약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면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강력 추천이다.
대신 꽃 기술을 따로 가르쳐 주지는 않기 때문에 꽃을 어느 정도, 아니 좀 잘한다 했을 때 가는 게 좋을 거 같다.
대학원에 가면 무엇을 배우는지 많이들 궁금해하는데
나는 학문적인 것보다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서 숙명여대 화예디자인과에서 공부를 했고
졸업한 지는 4,5년이 지났다.
디자인의 원리를 배우고
느낌, 분위기를 표현하는 방법, 창의적인 상품 개발,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 오브제 제작 등
스토리 텔링을 하면서 자료를 찾고, 직접 만들어 보는 훈련을 계속하게 된다.
그리고 만들 때의 모든 재료는 직접 공수하기 때문에 꽃시장을 매일 가는 건 물론이고(꽃시장을 매일 가게 되면 어는 가게의 꽃이 싱싱하고 언제 꽃이 들어오는지 시세 등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오브제 제작도 직접 하기 때문에 견문이 넓어진다.
처음에는 뭐지 싶은데 하다 보면 그게 결국 다 꽃 일에 적용이 많이 됐다.
내가 다닐 때는 정원이 적어서 다른 사람들의 작품과 생각을 듣고 볼 수 있는 게
한정적이었는데 지금은 그때 보다 정원 수 도 훨씬 많아지고 수업도 더 다양하게 하는 거 같아서 배울게 더 많을 거 같다.
아 학교는 한 곳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배우고 싶은 것이 있는 곳으로으로 선택하면 된다. 꼭 저 학교를 가라는 건 아니다.
어디서든 무엇이든 계속 배워나가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 때 적어놓은 자료를 뒤적뒤적해 보니
(직선을 사용하여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자유분방하고 수직적인 배치를 이용하여 시선의 재미와
역동성을 주었다.
명도가 높은 색을 사용하여 경쾌하고 신나는 느낌을 주었다.)
라고 작품 설명이 적혀 있는데 이렇게 디자인 요소와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표현하는 법이 주가 되어 계속 무언가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