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by 마감했나연

<추천 곡> Good Vibes Only - ATBO


*소설 속 모티브와 콘셉트 외의 인물, 단체, 장소,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세상은 변함없이 흘러갔다.


유원우는 여전히 무대 위에서 노래했고, 나연희는 여전히 노트북 앞에서 글을 썼다.


서로의 바쁜 일상을 존중하면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랑을 이어갔다. 모든 걸 감추고 조심해야 했던 초반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좀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대중도, 동료들도, 심지어는 팬들도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로 소비하지 않았다.


어느덧 계절이 바뀌고, 유원우는 밴드 활동을 마무리한 후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앨범도 직접 쓴 곡들로 가득 채웠고, 나연희를 생각하며 쓴 노래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굳이 ‘이 노래는 그녀를 위한 곡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녀 하나라는 걸 알 수 있는 가사였으니까.


나연희는 여전히 기자로서,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수많은 인터뷰를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많은 글을 썼다. 가끔은 자신의 글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했고, 때론 지치기도 했지만, 결국 이 또한 그녀가 선택한 길이었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는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


두 사람은 여전히 평범한 연애는 자주 할 수 없었다. 한적한 곳에서 데이트를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가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익숙해졌다. 조심해야 할 것은 조심하되, 서로를 향한 감정을 숨기거나 외면하지 않았다.


어느 날, 유원우는 나연희를 데리고 다시 바다를 찾았다. 두 번째 열애설이 터졌던 그곳이자 그들만의 추억이 묻어있는 곳.


“바다는 여전히 좋네.”


나연희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미소 지었다.


유원우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말했다.


“너도 여전히 좋고.”


나연희는 가만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언젠가 유원우가 자신에게 말했던 게 떠올랐다.


"네가 기자로서 꿈을 이루는 걸 지켜보고 싶어."


그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나연희 역시,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의 곁을 지키고 싶었다. 언젠가 이 관계가 끝이 난다 해도, 그가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응원할 거란 확신에 자신의 일을 놓고 싶지 않았다. 가끔은 다른 일을 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유원우의 응원이 힘이 됐고, 지금까지 쌓아 올린 결과물과 노력이 아깝기도 했다.


해는 천천히 지고 있었다. 노을이 바다 위에 붉은빛으로 번지며 잔잔하게 일렁였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기대어 이어폰을 나눠 끼고, 유원우가 만든 노래를 함께 들었다. 조용한 멜로디와 가사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닿았다.


너의 눈빛이 내 멜로디가 되고,
너의 웃음이 내 리듬이 돼.

조용히 불러도 자꾸 번지는
내 마음이 곧 노래가 돼.


네가 없었다면 몰랐을 감정,
너를 만났기에 알게 된 떨림.


영원이란 게 있다면

너와 내 이야기일까.

이 노래 끝나도 멈추지 않아,
우리의 이야기 계속될 테니.


“오, 이 노래 좋다.” 나연희가 말했다.


유원우는 작게 웃으며 답했다.


“너 생각하면서 쓴 곡이야. 너를 떠올리면 그게 곧 가사가 돼.”


나연희는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 별다른 표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바닷가에서, 같은 노래를 들으며, 같은 순간을 공유하며, 조용히 사랑을 나눴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다. 하지만 끝이 나지 않는 이야기도 있다.


나연희와 유원우의 이야기도 그랬다.


그들은 여전히 각자의 꿈을 좇았고, 서로를 응원했고, 열렬히 사랑했다.


그 사랑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고, 이 관계가 끝나더라도 서로를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들은 서로의 세상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세상의 짐을 나눠지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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