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국영 영화 내 맘대로 TOP 5
별이 된 수많은 스타들이 있다.
각자의 기억 속에 자신만은 스타가 있으니 각자 모두의 가슴속에 별 하나씩 간직한 샘이다. 장국영! 언제나 4월이면 거짓말처럼 떠오르는 배우다. 시시껄렁하게 말하고 싶지만, 역시 장국영은 그 이상의 배우라 한낱 가벼움만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누구나 나이먹음은 참 슬.프.다. 특히 기억 속 배우가 어느 날 쪼글쪼글해진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더 이상 발차기를 할 수 없는 성룡을, 나이 먹은 이연걸과 유덕화, 왕조현을 보는 것은 마음 아프다.
홍콩이 아직까지 동경의 도시이자 의리와 낭만의 도시였을 당시의 모습 그대로, 장.국.영.이 남아있어 다행이다. 어쩌면 만우절 저녁 그의 죽음이 그를 영원히 옛 도시 홍콩에 붙들어 메어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오늘은 장국영의 영화 TOP 5를 내맘대로 랭킹해본다.
5위
정신 못 차린다. 속옷만 걸치고 홀로 춤을 추는데 이렇게 멋진 사람이 과연 또 있을까? 아비다! 그런데 이 남자! 춤만 잘 추는 게 아니다. 언어의 연금술사다! 바람둥이 연금술사! 호감 가는 여성에게 한마디만 툭! 내뱉기만 하면 모두가 그에게 넘어온다. 그는 시인의 입을 가진 거다. 부럽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게 된 여인을 가차 없이 차 버린다. 나쁜 남자다! 장국영, 장만옥, 장학우, 유덕화 등 주연배우들의 풋풋한 젊은 시절을 볼 수 있어 더없이 좋은 영화다. 장국영, 장만옥, 장학우 뭐야... 아! 홍콩 배우는 모두 장 씨임이 틀림없다. 아참... 주인공 아비가 작업을 거는 여성에게 늘 말하는 첫 맨트가 이거다..'다리 없는 새 한 마리 있었지...' 나도 한번 써먹어봐야겠다.
아비정전 Days of Being Wild, 阿飛正傳
4위
촹~촹~촹! 고막을 거슬리는 악기소리... 고음의 과장된 대사... 이 영화를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모습이다. 남자지만 어려서부터 여자로 교육받은 경극단의 아이... 그리고 그와 함께 극단에서 자란 그의 친구. 이 둘은 패왕과 우희로 패왕별희를 공연하는 당대 최고의 배우가 된다. 이 둘 사이에 한 여인이 나타나며 갈등이 벌어지는데... 그렇다! 늘 삼각관계가 문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장국영이 처절하고 애틋하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우희로 분한 장국영이 내는 고음의 과장된 목소리는 영화관을 나오고도 며칠간 계속 고막을 찌른다. 칭~칭~칭! 누가 나 좀 살려줘요!
패왕별희 Farewell My Concubine, 覇王別姬
3위
음악이다! 터틀스의 노래 happy together가 압도한다! 게다가 감독이 누구인가? 왕가위다! 일단...감독부터가 영화를 봐야만 하는 이유가 된다. 그리고 여기 연인이 있다. 두 사람은 남자고 이곳은 아르헨티나다. 장국영과 양조위, 이 두 사람의 선하고 깊은 눈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영화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 여기서도 장국영은 나쁜 남자다. 그렇다면 양조위는? 그렇다! 깊은 눈의 이 남자는 천상 따스한 남자다. 배우 장국영 보다 배우 양조위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너무 욕하지 마시라~ 난 양조위 팬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무척이나 탱고가 배우고 싶어 진다.
해피투게더 Happy Together
2위
사실 이 영화는 장국영의 영화가 아닌, 왕조현의 영화다. 지구상의 모든 남자들에게 물어보라! 이 영화 속 그 샌님 같은 남자주인공이 누구였더라? 그렇지만 대중에게 장국영을 각인시킨 영화라 하겠다. 아~ 이런 순진하고 소년 같은 남자가 있더라니... 귀신을 귀신인지 모르고 귀신을 귀신같이 사랑하는 배우 장국영의 리즈 시절이다. 그래도 그 시절 왕조현이 전설이었으니... 전국 모든 초, 중, 고등학교 남학생의 브룩쉴즈, 피비 케이츠, 소피마르소 책받침을 한방에 정리해 버린 최고의 영화다. 아! 아참! 수중 키스씬...이거 보다가 심장이 가슴을 뚫고 나와서 응급실 실려간 사람 여럿 봤다. 내 눈에는 왕조현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만 그런가?
천녀유혼
1위
이 영화 이상이 있을까? 장국영 단독 주연 영화가 아니라 생각지 마시라! 주윤발, 적룡, 장국영... 이 세 명의 배우 모두가 주인공이다. 의리란 원래 그런 거다! 어쩌면 영화로운 홍콩시절을 그대로 간직한 영화라 하겠다. 오직 1편만이 오리지널이다. 주윤발 한 명만 죽였으면 그만이다. 장국영의 마지막 공중전화씬이 나온 2편부터는 세상에 절대 나오지 말았어야 할 영화다. 영화 내내 OST 당년정 當年情이 흘러나온다. 변주로도..장국영이 직접 부른 목소리로도... 장국영이 그립다! 4월 1일 만우절엔 소주 한잔 마실 친구 찾아봐야겠다.
영웅본색 英雄本色
R.I.P.
썬데이 팁 : 장국영을 몰라도 상관없다. 일요일 오후 영화 한 편 보고나면 헛헛한 마음에 위로가 된다. 자! 내일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이것이 다리 없는 새의 운명이다...
image : Leslie Cheung Kwok-wing Source: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