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길을 잃다!
파리지앵의 뜻밖에 친절과
베르사유의 하늘이 가르쳐준 선물,
루브르의 선선한 밤공기에 가슴이 벅차옵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작품을 보러 서둘러갑니다.
스페인 화가 엘 그리코의 작품예요..
어떤가요? 별로죠? ^^
루브르에 있기 좀 민망한가요?
매너리즘의 대가인 바로 엘 그리코입니다.
우리가 보통 안 좋은 의미로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하잖아요…
사실… 매너리즘도 마르 앙트와네트처럼
좀 억울한 측면이 있어요…
매너리즘이 뭐냐?
엘 그리코는 그리스 사람예요
그리코 즉 그리스 사람이란 의미죠!
로마로 그림 유학 가요..
근데...보아하니...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카라바조…
지금도 끝판 왕들이잖아요..
아무도 이들보다 더 이상 잘 그릴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나만의 스타일을 찾기로 해요..
내 스타일을 추구하는 게 바로 매너리즘인 거죠..
일부러 대상을 길쭉하게 그리거나
색을 보이는 것과 다르게 채색하는 방식…
후기에 그런 게 메뉴얼화 되다 보니
매너리즘 매너리즘..하게 되고
“너 매너리즘에 빠졌어 쯧쯧…” 이리 된거죠..
암튼 엘 그리코도 정말 위대한 화가예요…
스페인 톨레도에 그의 정말 멋진 작품이 있어요…
예전에 톨레도에서 찍은 사진 하나 잠시 올려요~
숨 가쁘게 작품을 감상하고 보니
거의 밤 10시가 다 돼가네요~
하루 종일 걸었지만
오늘은 왠지 컨디션이 괜찮습니다.
출구 쪽으로 걸어가 ...
유리 피라미드를 통해 밤하늘을 봅니다.
멀리 루브르의 쉴리관과 밤하늘이 조화롭습니다.
다시 한번 바라보고…
루브르를 나섭니다.
정신없는 하루였고
아마... 몸도 많이 피곤하고 지친 하루였을텐데…
파리지앵의 뜻밖에 친절과
베르사유의 하늘이 가르쳐준 선물,
루브르의 선선한 밤공기에 가슴이 벅차옵니다.
늦은 밤… 저는 버스를 타고
파리의 다락방으로 갑니다.
마트는 문을 닫았고…
다행히 와인 한 병을 얻어 108계단을 올라갑니다.
허기진 배에서 이제야 꼬로록~ 하고 신호를 보냅니다.
바게트가 딱딱해졌군요…
며칠 전 한인마트에서 사 온
비상식 라면 하나를 끓이고 바게트를 국물에 젹셔 먹습니다.
그래도 와인 한잔은 빼 놓을 수 없네요…
잠시 앉아, 스케치 하나는 남깁니다.
내일은 모네의 수련이 있는 오랑주리와
고흐의 별밤을 보기 위해 오르세에 갈 예정입니다.
내일은 파리가 또 어떤 선물을 제게 줄까요…
피곤한 몸을 침대에 의지합니다.
카라바조를 오늘 밤 꿈에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잘 자요~~
* 혹, 제 경험과 기억에 오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