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63... 후배 편(13)
그런 직원이 있었습니다. 일 머리도 있고, 열정과 센스도 남달랐습니다. 일을 믿고 맡길 정도로 잘했습니다. 칭찬도 해주고 포상도 해줬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얘기가 들렸습니다. 동료들 뒤를 캐고 악성 루머를 퍼뜨린다는 겁니다. 모른 척했습니다. 상사 신임을 받으니 질시가 있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일이 터졌습니다. 실제로 퇴근 후 동료 컴퓨터를 뒤지다 걸린 겁니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뒷담화와 중상모략, 도벽을 즐기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던 겁니다. 동료의 비밀을 캐서 동료 부인이 일하는 직장에 무고한 사실까지 밝혀졌습니다. 알고 보니 이전 회사에서도 비슷한 일로 징계까지 받았더군요. 필자가 회사를 맡기 전 채용한 직원이었는데, 잘 지내다가 못된 버릇이 도진 거죠.
마침, 그 직원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차였습니다. 필자가 야심 차게 기획한 신사업의 중요 파트를 그 직원이 맡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내보내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해고해야 마땅한 데, 일은 일대로 진행하고 싶은 욕심이 충돌했습니다. 멈칫했습니다.
그러다 해당 직원을 더 이상 붙잡아둘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투서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수면 아래 묻혀 있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그 직원의 소행으로 포장돼 재 이슈화됐습니다.
결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해당 직원은 인사위원회 개최 전에 사표를 쓰고 나갔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간단히 설명됐지만, 사실 매우 어렵고 힘든 시기였습니다. 오랜 시간과 많은 에너지가 소모됐고, 직원들도 정신적 피해를 보았습니다. 신사업 프로젝트가 연기된 것은 물론입니다.
CEO의 가장 큰 덕목은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좋은 사람을 뽑고, 그 사람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래서 개인도 회사도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게 CEO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때론 단호해야 합니다. 피를 흘려도, 희생이 있어도, 썩은 부분을, 암 덩어리를 과감히 제 손으로 도려내야 합니다. 결단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피해는 커집니다.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때론 제 살을 도려내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리더십 #조직문화 #인사관리 #CEO #갈등관리 #직장생활 #경영철학 #인재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