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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짜 너한테만 하는 얘긴데…"

슬직생 꿀팁 104... 동료 편(4)

by 이리천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뱉고 못 줍는다. 실없는 말이 송사(訟事) 간다. 모두 말조심하라는 뜻의 속담들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의미가 더 와닿습니다. 세상엔 비밀이 없고, 한 번 뱉은 말은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옵니다. 그런데 그냥 오는 게 아닙니다. 눈두덩이가 돼서 돌아옵니다. 왜 그럴까요.


한 번 들은 말을 축소해서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대단한 인격자입니다.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죠. 세상 몇 안 되는 부처 예수 공자 같은 사람들이나 그런 경지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성인을 뺀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안달합니다. 남보다 더 알고 있다는 점을 내보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들은 것을 부풀리고, 보태고, 과장해서 뱉어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인간이니까 그런 겁니다.


말은 생명력이 강합니다. 눈덩이처럼 부풀려진 말은 끈질기게 살아남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을 때까지 돌고 돕니다. 그리고 이제 죽었다고, 다 잊었다고 하는 순간 다시 벌떡 살아납니다.


때문에 말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무 말 대잔치’는 자기 무덤을 파는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언제 비수가 돼서 부메랑처럼 당신 뒤통수를 칠지 모릅니다. 그럼 어떤 말을 하면 될까요.


간단합니다. 모든 사람이 알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말만 하면 됩니다. “너한테만 얘기하는 건데,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라고 말을 꺼내는 순간, 당신의 비밀은 곧바로 고성능 증폭기를 타고 세상에 퍼진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호기심 많고, 악의로 가득 찬, 그리고 언젠가 당신을 쓰러뜨리려고 벼르는 적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그 사실을 악용하겠죠.


믿을 만한 사람이면 괜찮지 않으냐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결같은 사람은 드뭅니다. 대부분 속과 겉이 다릅니다. 표변합니다. 평소엔 간 쓸게 다 빼줄 것처럼 잘해 주다가도 조금만 불리하면 곧바로 안면몰수하는 게 사람입니다. 검은 머리 짐승 믿지 말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론 안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성인군자라고 부릅니다. 당신 동료와 친구가 그런 사람들이라면 비밀을 털어놔도 됩니다.


그렇지 않은데도, 좀 친하다는 이유로 당신의 은밀한 사생활과 비밀을 털어놓겠다고요? 명심하세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은 TV 광고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말조심 #직장생활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전략 #비밀유지 #처세술 #속담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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