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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에서 탈락한 동료 위로할 때 주의할 점

슬직생 꿀팁 110... 동료 편(10)

by 이리천


승진자 발표가 있는 날, 명암이 갈립니다. 축하와 박수를 받는 사람이 있고, 소리 없이 숨죽여 울음을 삼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다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데도 그때는 왜 그렇게 세상 무너지는 것 같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세상은 한 갈래가 아닙니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고, 빛이 밝으면 어둠이 짙은 법. 양 쪽을 다 보고 챙길 수 있어야 진정한 프로 직장인이라고 할 수 있죠.


승진자 축하는 따로 얘기할 게 없습니다. 마음껏, 자기 일인 마냥, 즐거워해 주면 됩니다. 그러나 탈락자를 위로할 때는 좀 조심하셔야 합니다. 섣부른 말 한마디가 상대에겐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꼽아봤습니다.


“괜찮아, 다음엔 꼭 될 거야”. 사실 이보다 더 불편한 말은 없습니다. 승진에 목매다 실패해 죽을 사람 취급하는 말이고, 사실 다음에 될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냥 할 말이 없으니까 던지는 어설픈 위로입니다. 대신 어깨를 한 번 툭 치며 이렇게 얘기해 주는 건 어떨까요. “오늘 좀 힘들었겠다. 가자. 내가 소주 한잔 살게”


“○○도 예전엔 몇 번 떨어졌잖아”. 이 역시 절대 금지 발언입니다. 상처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행위에 다름없습니다.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실패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 아무리 많이 실패했어도 지금 당사자의 고통과 슬픔과 비교될 수 없으니까요.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머라는 거야, 그래서 어쩌라고" 할 말이 없으면 차라리 입 다무는 게 백배 낫습니다.


할 말이 마땅 찮으면 그냥 평소처럼 대해주세요.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거나 말을 아끼거나,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것은 상대를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커피 마시고, 점심 식사하고, 프로젝트 이야기를 나누는 게 위로가 됩니다. 진정한 동료라면 그렇게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주세요. “지난번 발표 진짜 좋았어”라든가 “이번 프로젝트 너 아니었으면 진짜 힘들었을 거야” 같은 말들입니다. ‘나는 너의 실력을 알고 있다’는 신뢰의 표시입니다. 그런 말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위로는 기술이 아닙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중에서 나옵니다. 진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기쁠 때보다 속상할 때 먼저 곁으로 가세요. 시간이 지나면 그런 배려 하나하나가 당신에게 보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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