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109... 동료 편(9)
필자가 막 회사 생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동기 모임이 활발했습니다. 업무 끝나고 같이 술 마시고, 노래하고, 상사 욕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그러다 싸우기도 하고, 주말이면 우르르 몰려 야외로 놀러 가기도 했지요. 그땐 직장 동료라기보다는 친구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서로 고생하는 동기들끼리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큰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신입 사원 교육이 끝나도 동기들끼리 연락을 주고받는 경우가 적고, 오히려 그런 모임이 있었느냐며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창 시절 같은 반, 같은 학번, 같은 과라는 동료 의식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의 특징 같기도 합니다. 그런 세대에게 직장 동기 모임에 대해 설명해도 잘 못 알아들을 것 같지만, 그래도 궁금해하는 후배들을 위해 몇 가지 설명할까 합니다.
동기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비빌 언덕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 같이 입사한 동기들은 허심탄회하게 짐을 나눌 최적의 상대가 됩니다.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동병상련의 공감대 때문에 그 존재 자체만으로 위로가 됩니다.
정보 교류에도 유용합니다. 회사 내 경영 상황 변화나 인사, 급여 제도 변화 같은 미묘한 정보들은 사실 공식 발표 전에 비공식 루트, 즉 동기들 사이에서 먼저 퍼집니다. 이를 먼저 알면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 유리합니다.
동기들이 바람막이가 되기도 합니다. 모함을 당하거나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동기들이 앞장서 막아줍니다. 같이 울고 웃고 지내다 보면 어느새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죠. 때문에 특정 동기들이 그 앞뒤 선후배들을 제치고 조직 중요 보직에 포진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서로 끌어주고 도와주면서 00기 동기들은 전반적으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거죠.
그러나 ‘끼리끼리’ 뭉쳐 다니다 보면 쓸데없는 구설에 휩싸일 수도 있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일도 있습니다. 한 명의 동기가 잘못을 하면 동기 전체가 싸잡아 욕을 먹는 경우도 생깁니다. 특히 자주 만나다 보면 사적인 자리에서 나눈 얘기가 새나가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최근 공채가 사라지면서 동기 모임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흔치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동기 모임을 하자는 데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그럴 때 필자는 ‘나갈 수 있으면 나가라’고 조언합니다. 동기 모임은 없는 것보다 낫고, 의도치 않은 결과가 주는 불편함보다 그 모임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이익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동기 모임에 나간다면 이왕 하는 거 모임을 주도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특히 야망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동기 모임을 적극 활용해 봄 직 합니다. 조직 생활을 해보면 알겠지만, 몇 년 만에 한 번 나오는 사장은 대부분 동기 수가 유독 많거나, 수는 적지만 힘이 센 그룹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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