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봄이 이야기를 읽고 너무나 감동을 받아서 늘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다 이번에 그리게 되었네요. 첼로리스트인 미경님이 손가락을 잃을 수도 있은 상황에서 구한 아이... 세 다리지만 세상 당당하게 사는 아이를 보면서 너무나 숭고한 마음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미경님이 직접 쓰신 봄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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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추웠던 2013 겨울 크리스마스이브 오후 입원하고 있던 똘복이를 퇴원시키려 시동을 걸었다. 늘 그렇듯 본네트 팡팡 두드리고 바퀴 걷어차고 발도 몇 번 구르고. 시동을 켜는 순간 캭 소리가 들린듯했다. 순간 시동을 껐다. 피가 어는 느낌이다. 내가 너무 귀가 민감해서 잘못 들었을까 본네트를 열었다. 팬벨트에 낀 노란 주먹만한 아가. 꼬리가 세 조각으로 잘라졌고 다리 하나가 껴서 부러져있고 아래로 피가 뚝뚝. 남도 아니고 내가.. 캣맘 20년 넘고 그렇게 늘 본네트를 팡팡 이 아니라 펑펑 치는데.. 근처 다니던 카센터에 전화했다. 제발 빨리 팬벨트 좀 잘라달라고 차는 상관없으니 아이 좀 구하게 도와달라고. 그 아이를 구하는 와중에 왼손가락을 크게 다쳤다. 내 직업은 첼리스트인데. ( 나중에 신경외과 정형외과에서 손가락을 절단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손이 이상하게 걱정이 안 됐다. 차는 팬벨트 잘라 못 움직이고 눈까지 오는 성탄 이브에 택시는 안 잡히고... 피 흐르는 손을 수건으로 싸고 이 아이를 박스에 넣어 뛰었다. 병원 도착했더니 퇴근시간이라면서도 손이 너무 심각하니 응급실부터 가야 한다며 소독해주셨다. 다른 병원 소개받아 입원시켰다. 아이 다리가 부러져 뼈가 허벅지 중간에 튀어나왔다. 수의사는 핀 박는 수술 아니면 절단해야 한다고 하셨다. 제가 키울 거라고 최선을 다해주십사 부탁을하고 난 그제야 응급실에 갔다.
다음날이 성탄절. 아이는 신경이 모두 손상되어 절단하기로 했고 고비가 있었지만 수술은 잘 끝났다. 병원에선 성탄이라 불렀고 31일 퇴원해서 집에 왔다. 나는 아이에게 봄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벌써 5년이 되었다. 봄인 못 올라가는 캣타워가 없고 우다다도 잡을 수 없게 빠르다. 캔 달라고 늘 조르고 안아주면 팔에 꾹꾹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