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어캣 Sep 15. 2023

네 일생의 버킷리스트

추리소설 작가 꿈나무

네 블로그에 올라와있는 2,137개의 글을 앞에 두고 키워드 검색을 해보았다. 내가 선택한 키워드는 '추리'였다. 그랬더니 총 20개의 결과가 떴다. 그 중에서 다시 한번 정독하게 되었던 포스팅을 세 가지만 꼽아보겠다. 2021년 2월 21일, 너는 온라인 책 쓰기 프로젝트 ZOOM 강의에 참여했다. 그렇지만 그 강의에서는 네가 진정 쓰고 싶어하는 추리소설 이야기는 하지 못한 채 다른 장르를 택했다는 사연이 있었다. 2021년 9월 28일, 너는 "프로의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에서 나름 흥미가 가는 로맨스와 추리 파트를 꼼꼼히 읽었다. 그날의 포스팅에는 추리소설 작가에 대한 너의 개인적인 로망을 표현한 부분이 있었다. 2023년 2월 19일, "야상탐정"이라는 기묘한 제목의 미니픽션은 네가 저번달의 글쓰기 모임 과제로 냈던 글이다. 일반적인 소설의 전개 흐름에 비추어봤을 때 이 글은 도입부에 해당한다. 내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조력했기 때문에 이 글에 대해선 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가 하고많은 키워드 중에 하필 '추리'를 택한 이유는 추리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너의 버킷리스트 상위에 있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의 세부 장르 중에서도 '코지 미스터리'를 쓰고 싶다는 게 너의 바램이다. 그게 어떤 장르인가 하면 2021년 1월 17일자 너의 포스팅에 있는 설명을 빌려오겠다. 음악으로 따지면 가벼운 느낌의 팝 음악처럼, 너무 비장하거나 스케일이 크지 않고 일상 속 소소한 규모의 사건들을 해결하는 느낌의 장르라고 한다. 너에겐 이보다 더 구체적인 청사진 또한 있다. "계간 미스터리" 등의 추리소설 전문 잡지에 기고함으로써 정식으로 등단하여 흔히 '부캐'라고 부르는 제2의 정체성을 일궈내고 싶다는 것이다. 이러한 너의 소망과 계획에는 상당한 일관성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당 장르와는 관련없이 공저로 냈던 2019년 단편소설집 프로필 사진조차 추리소설 작가 컨셉이 살도록 포즈를 취하고 찍었던 너니까.


가슴 속에 꿈을 품고 있는 너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가장 먼저 네가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계속해서 쓰는 사람으로 남도록 독려하는 일을 꼽을 수 있겠지. 작가라는 단어는 현재진행형으로 글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호칭이기 때문에. 다음으로는 네가 내 글감의 원천인 것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너의 뮤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전화상으로 웃고 떠들며 나눴던 "야상탐정"의 밑그림과 같은 아이디어를 앞으로도 무한히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네가 그렇게 하나둘씩 완성하여 세상에 선보이는 여러 작품들의 첫 독자 역할을 하고 싶다. 항상 너를 힘껏 지지하는 너의 애인이자 네 곁에서 함께 쓰는 사람으로서 나만이 전해줄 수 있는 어떤 통찰이 있지 않을까.  비록 지금은 현생에 치이느라 미니픽션 정도를 간혹 올리고 있지만 난 너의 저력을 믿고 있다. 나중 어느 시점엔 네 등단작 최초의 독자가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거라고. 너 자신의 수많은 페르소나에 작가라는 이름을 더하겠다는 네 일생의 버킷리스트는 이루어질 것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2023. 3. 11.)

이전 07화 데이트를 벤치마킹하는 방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