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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

예민함의 연애 생활

by 글토닥

나른한 오후, 갑자기 마음이 공허해질 때가 있다. 혼자 있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불쑥 외로움이 덮쳐올 때가 있다. 이 외로움은 어떤 짓을 해도 메워지지 않는다. 언제나 영감을 주었던 일들도 이제는 다 지겹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행복해 보이는 커플들이 보인다. 그리고 혼자 있는 내가 보인다. 갑자기 마음이 우울해진다.



지나가는 바람처럼 외로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예민하지만, 혼자 있어도 괜찮지만 연애가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어릴 때는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호언장담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 수록 그런 생각은 점차 누그러지고 마음이 잘 맞는 파트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는 예민한 사람일까?

HSP성향


예민한 사람은 혼자서도 잘 논다. 실제로도 힘든 일도 혼자서 척척 해낸다.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의지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려고 하다 보니 시간도 힘도 많이 부족할 때가 많다. 예민한 사람이 여유가 없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예민한 사람은 연애를 시작하는 일도 어렵지만,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왜 그럴까? 예민하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15~20% 정도이다. 타인보다 민감성이 높은 사람을 전문 용어로 HSP라고 부른다.



*HSP :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들, 전체 인구의 15~20%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HSP에 속한다.



민감성은 소수집단이다. 그러니 예민한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이 예민하다는 것을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한다. 타인이 말해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예민하다는 것을 모른다. 일단 스스로가 예민한 성격인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통해 예민성을 잘 극복할 수 있다.


* 자신이 예민한 성격인지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항목들이다. 자신이 몇 개나 해당되는지 체크해보자 *


ㅁ 1. 타인의 기분에 영향을 받는다.

ㅁ 2. 통증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ㅁ 3. 바쁜 날이면 침대나 어두운 방,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고 자극을 피할 수 있는 장소에 혼자 있고 싶다.

ㅁ 4. 시끄러운 소리가 불편하다

ㅁ 5. 폭력적인 영화나 TV 프로그램은 되도록 보지 않는다.

ㅁ 6. 삶에 변화가 생기면 두렵다.

ㅁ 7. 섬세한 냄새나 맛, 소리, 예술작품을 잘 알아차리고 선호한다.

ㅁ 8. 불편하거나 압도적인 상황을 피하는 것이 항상 중요한 우선순위다.

ㅁ 9.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누가 지켜보고 있으면 긴장되고 떨려서 평소보다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ㅁ 10. 어렸을 때 부모나 교사들로부터 민감하거나 내성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 열 개의 문항 중 '그렇다'가 여섯 개 이상이면 민감한 사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나 같은 경우에는 6개 항목이 '그렇다'이다.)




예민한 사람이

연애가 어려운 이유


예민한 사람은 연애할 때도 예민하게 군다. 상대방이 잘 받아주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피곤해한다. 민감함이 지나치면 자신조차 피곤해한다. 그런데 남이라면 어떻겠는가? 이런 문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파트너와 예민성과 민감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지금 썸을 타고 있거나 아님 연애를 하고 있다면 상대방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하고 아늑한 연애는 대화를 통해 완성된다. 예민한 사람들은 연애를 할 때 파트너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민한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의 관심도와 반응도가 없으면 상대에게 서운해한다. 그리고 자신한테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조금씩 관계가 틀어진다. 예민한 사람은 상대방을 잘 챙겨주는데, 막상 상대는 무심하게 굴기 때문에 싸우게 된다.



상대방은 예민한 사람의 행동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속으로 '얘가 왜 이러나' 하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더 크게 싸운다. 이는 결국 관계의 단절로 이어진다. 예민하지만 사랑이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예민한 사람이 더 노력해야 한다. 싸움의 원인은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너무 멀어지면 ' 나를 싫어하나? '라고 생각하고

너무 가까우면 부담스럽다


나도 예민한 성격이지만 나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관계가 너무 멀어지면 ' 나를 싫어하나'라고 생각한다. 반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부담스럽다. 예민한 사람은 자신만의 기준이 너무 명확해서 문제가 된다.



예민한 사람은 어느 정도 거리가 중요하다. 너무 가까우면 부담을 느끼고 도망간다. 너무 멀어지면 금방 관계를 포기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간관계가 좁아지고 만나는 사람만 만나게 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의향이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의 민감하고 예민한 성격을 맞춰줄 사람이 적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예민한 사람은 대인관계가 미숙하다. 상대방에 대해서 너무 큰 고민과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던하게 넘어갈 줄도 알아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예민하다면 자신의 민감성을 조금 놓아줄 필요가 있다. 이는 의식적인 노력으로만 가능하다.



만약 파트너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 너 너무 까탈스러워, 예민해."라는 말을 하는 대신에 " 이러한 부분에서 서운해?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얘기해줘."라는 구체적인 협상과 대화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예민성을 극복할 수 있다. 예민하여 상대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일은 일정한 패턴이 있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예민한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싶다면 너그러워야 한다. 그리고 예민한 사람도 무작정 파트너에게 서운해해서는 안된다. 예민한 사람도 예민한 성향을 인정하고 파트너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로가 노력하면 굉장한 시너지를 내는 것이 또 예민한 사람의 특성이다.



예민하지만 사랑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성향을 받아들이고 파트너와 깊은 대화를 자주 해야 된다. 자신의 진심을 입 밖으로 꺼내기 전까지는 당신의 마음을 상대는 절대 알지 못한다. " 왜 내 마음을 모르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오로지 진실한 노력과 대화를 통해서만 사랑을 발전시키고 유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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