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4년 동안 스스로를 가두었다

동굴 속으로 들어간 청년

by 글토닥

4년 전 나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무능력한 서른 살이 되었다는 문제였다. 나는 더 이상 철부지 20대로 남아있을 수 없었다. 목적 없이 방황할 수 없었다. 현실은 차갑고 냉혹했다. 나는 무능력했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친구들과 술, 게임으로 현실을 외면한 체 피터팬으로 살아갈지 아니면, 현실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성장할지 말이다. 4년 전 나는 다행히도 후자를 선택했다. 술과 게임을 끊어냈고 의미 없는 만남을 줄여나갔다. 그 과정에서 잡음과 갈등도 많이 생겨났다. 나는 예상보다 더 큰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동굴 속으로 떠나기 위해 여장을 단단히 맸다.


" 이제 뒤는 없어.. 앞으로 가야 돼.."


나는 혼자 남았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나의 못난 모습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비참했다. 힘들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자기 탐색 시간을 가졌다.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나는 일단 연봉을 올려야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스스로 동굴 속으로

들어가 고립된 청년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생긴 갈등은 사라지고 먼지는 가라앉았다. 나는 쉬는 날 없이 매일 일하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취미 생활조차 사치였다. 사람도 만나기 힘들었다. 나는 늦었다는 생각 때문에 조급해졌다. 더 깊은 동굴 속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럴수록 주변은 고요해졌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수많은 장애물과 맞서 싸웠다. 아무도 나의 노력과 성장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 과정 중에 블로그를 알게 됐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 글쓰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500자도 쓰지 못했다. 내 머리를 부여잡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 이 멍청이! 더 노력해 봐. 뭐라도 써보라고!"


매일 글과 사투를 벌였다. 3~4시간이 걸려 서평을 써 내려갔다. 그 짓을 매일 했다. 책을 읽고 정리하고 서평을 블로그에 발행했다. 그리고 일도 해야 했다. 나는 코피가 터지고 지쳐 쓰러지는 일상을 반복했다. 나는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독기를 품었다. 그 감정 밑바닥에는 세상에 대한 분노가 깔려있었다. 실패할수록 오기가 생겼다. 비싼 강의를 끊고 관련 책을 탐독했다.


나는 시간이 많았다. 만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애인도 지지해 주는 친구도 없었다. 그저 나 혼자였다. 나는 이 시간을 반드시 의미 있게 보내야 했다. 내 청춘을 바쳐 무언가 이루고 싶었다. 예술혼이 불타 올랐다. 그렇게 나는 배우고 실행하면서 점차 성장해 나갔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고립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2022년 6월 출판 계약을 달성했다. 2년 전 블로그를 시작하고 브런치에 합격한 지 1년 만에 이루어진 값진 결과물이었다. 나는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혼자 고립되어 고통스러워하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누구에게나 고립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처럼 극단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나는 애초에 시작점이 낮았다. 그리고 엉망진창이었다. 게다가 고통스러운 환경도 한 수 거들었다. 그러나 현재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나를 구성하는 에너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당신은 나보다 훨씬 조건이 좋을 것이다. 그래도 최소 1년 정도는 고립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왜냐면, 에너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 행보에 필요한 지식과 자세심, 수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반드시 고립되어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딱 한 번쯤은 말이다. 나는 극단적인 경우이다. 내가 욕심이 많아서다. 당신이라면, 1년이면 충분하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 대가란 바로 ' 외로운 고립'이다.



세상 밖으로 나온 청년


동굴 속에서 구르던 청년은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나는 고립을 끊어내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있다. 사람을 만나기를 원하며 행동한다. 왜냐면 동굴 속은 이제 지겹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냈다. 나는 이제 사람들과 만나며, 그들에게 배울 생각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고 또한 얻어가려고 한다. 나는 스스로를 가두고 혼자서 무언가 해내려고 노력했다. 그 시간은 분명 가치가 있었다. 동굴 속에서 수백 권의 책을 읽었고 블로그와 브런치를 꾸준히 운영했다.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싶다.


나는 40대가 돼서 비참해지고 싶지 않았다. 서른 살이 돼서 느꼈던 그 비참함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의 나에게 죄를 짓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현재의 나는 대가를 지불했다. 내가 고립되면서 받아온 외로움과 고통은 분명 가치 있는 대가이다. 고립됐던 시간들은 나의 울타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미래의 나는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지키며, 세상과 조화롭게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나의 꿈이다.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신중하고 겸손하게
현재의 게임에 참여하고
다음 행보에 필요한
지식, 자제심, 수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 질서 너머 -









keyword
이전 03화모든 걸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