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잘 맞는 배우자
나는 INFJ 작가이자, 크리에이터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 결혼을 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있으면, 전혀 외롭지 않다. 나는 3년간 칩거 생활을 하면서 글쓰기에만 매진해 왔다. 내가 작가가 되려고 한 이유는 " 결혼 " 이 하고 싶어서이다. 황당한 이유 같은가? 맞다. 나는 황당한 이유로, 아주 세속적인 이유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나는 바람대로 글쓰기를 통해 현재의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아내와의 만남은 우연의 일치가 겹치고, 얽히고, 포개져서 완성됐다. 우연히 나의 글을 읽은 아내가 있었고, 우연히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내가 있었다. 우연히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아내가 있었고, 우연히 브런치로 독서모임을 시작한 내가 있었다.
수많은 우연이 중첩되면서 우리는 차원을 넘어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아내와의 만남으로 꿈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 꿈이란 바로 ' 작가 ' 의 삶이다. 여기서 ' 정서적인 안정 '을 덧붙여야 되겠다. 나는 그동안 완벽히 혼자였다. 아내를 만나기 전에는 그 누구와도 사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을 정도였다.
나의 일상을 이랬다. 아침에 일어나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밖으로 나간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뒷산에 오른다. 꾀죄죄한 옷차림으로 1시간 정도 산책을 한다. 그리고 메가커피에 들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포장한다. 집으로 돌아와 3평짜리 작은 방에서 글쓰기를 시작한다. 2~3시간이 걸려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출근 시간이 되면,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온다.
나는 매일 이렇게 생활했다. 외로움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바빴지만, 은밀하게 뻗어오는 고독감을 떨쳐버리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점차 고독이라는 독이 온몸에 퍼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혼잣말을 하거나,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갑자기 짜증을 낸다거나, 분노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일이 많아졌다.
나의 첫 책은 1년의 준비기간이 소요됐다. 나의 모든 신경은 책 출간에 집중되어 있었다. 나는 스스로와 약속한 적이 있었다. " 책을 출간하면, 세상 밖으로 나가겠다. "라고 말이다. 그래서 이 지독한 외로움을 해소하려면, 책이 출간되어야만 했다.
다행히도, 책은 무사히 출간되었다. 그 책 덕분에 아내와 만날 수 있는 인연이 닿기도 했다. 아내는 데이트를 하면서도 이런 말을 했었다. " 만약 오빠가 작가가 아니었으면, 독서모임에 나가는 걸 고민해 봤을 거 같아. " 아내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그리고 조심성이 많다.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인 진행하는 독서 모임에는 나가지 않았을 거라는 의견을 넌지시 보였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조금만 늦게 책이 출판되거나, 조금만 늦게 독서모임을 열었다면, 지금의 아내와 만날 수 없었다.
나는 외로움에 강한 인프제이다. 그 누구보다 인간을 사랑했던 사람이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사람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나를 보듬어준 사람이 바로 지금의 아내였다. 나는 아내와 대화가 잘 통했다. 우리는 서로 비슷한 상처가 있었고, 꿈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 결혼하자. "
우리는 더 볼 것도 없이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시작했다. 나는 아내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내와 손을 붙잡고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는 것이 행복하다. 내가 글을 쓰고 있을 때, 배려해 주는 아내 덕분에 행복하다. 나를 이해해 주는 아내 덕분에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
인프제라면, 개인적인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그래서 각자 개인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고 싶었다. 아내와 나는 생각이 같았고, 서로의 시간과 개성을 배려하면서 조화롭게 살고 있다.
나와 아내는 좋은 말벗이다.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꿈과 비전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행복한 남자이다.
나는 아내만 있으면, 행복한 INFJ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