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비즈워드 메타버스의 원조 가상현실을 넷플릭스 SF의 지존 ‘블랙 미러’는 어떻게 비쳐내 시청자를 사로잡는 황홀경을 만들까요? 자유도 높은 메타버스 게임 속에서 인간은 신이 됩니다. 아니, 신이 되고 싶은 욕망이 메타버스의 게임을 만들었다는 게 정확하겠죠. 넷플릭스로 철학하기 : 블랙 미러 편 두 번째 글을 띄웁니다.
(3) 시즌 4의 USS 칼리스터 : 인간은 가상현실에서 이 소리를 듣고 싶다 “당신은 신이다”
인도의 영적 지도자인 사티아 사이바는 인간은 “당신은 신이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존재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스탈린과 히틀러처럼 생사여탈권을 쥔 인간부터 자칭 재림 예수를 꿈꾸는 사이비 종교 창시자들까지 그들은 신이 되고자 화는 욕망을 품고 있습니다. 신이 없다면 결국 인간의 과학은 신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신은 무한 절대 완벽 영원 등의 우리가 실제로는 구경할 수 없고 추상 속으로만 가능한 개념들이 응집된 거죠.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에서는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시즌 4의 ‘USS 칼리스터’는 그런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가상현실이라는 주제로 다룬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시작은 모든 SF 영화 드라마의 원조인 스타 트렉의 한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알고 보니 이는 주인공이 만들고 있는 게임의 한 에피소드였죠. 주인공은 실력 있는 게임 개발자였는데 현실에서는 찌질이로 여성 직원들에게 인기가 없었습니다. 게임 개발과 게임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 패치로 가상현실 속에서는 커크 선장이 되어 우주를 누비면서 우주를 탐험하고 우주 괴물과 싸우는 극적인 인생을 살고 있었죠.
문제는 가상현실 속 캐릭터들이 주인공이 가상현실에 접속해 있을 때만 등장하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일상생활 속에서도 존재하는 엄연한 디지털 생명체였다는 사실이죠. 여기서 이 시리즈의 창시자로 모든 드라마의 원안을 쓴 찰리 브루커의 창의력이 빛을 발합니다. 주인공은 회사 직원들의 DNA를 모아 디지털화하여 디지털 세상 속에서만 사는 생명체를 만들어냅니다. 즉 디지털 트윈 복제인간(복제되기 전까지 기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현재 기술로는 어림도 없는 미래의 기술이죠.)을 만들어내 자신의 가상현실인 우주에 붙박이로 고정시켜 버립니다. 가상현실 속 인간들은 먹는 기관은 있는데 배설 기관은 만들어져 있지 않아 항상 더부룩하고 언제 주인공이 가상현실에 뛰어들지 몰라 전정 긍긍하며 갇혀 있죠. 주인공이 일을 하는 시간에는 그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고 있죠. 가상현실 속 시간은 흐르지 않고 주인공이 접속해야만 흐릅니다. 이들은 한 때는 반란을 꿈꾸며 주인공에게도 맞서기도 했지만 게임 개발자는 게임 속에서 왕이 아닌 신입니다. 완벽하지 않고 전능하지도 않은 인간은 완벽하고 전능한 신을 결코 이길 수가 없습니다. 더욱더 처지를 힘들게 만들 뿐이죠. 주인공은 자신에게 호감을 처음으로 표시한 여직원의 DNA를 구해 자신의 가상현실 게임 속에 투입합니다. 이 여자는 드디어 신이 되어버린 주인공을 이겨낼 묘책을 만들어냅니다. 자신의 실제 오프라인 자아의 비밀을 공개하겠다고 해서 자신의 원본이 접속하게 하고, 주인공이 게임에 접속된 상태에서 피자 배달부에게서 피자를 배달받을 동안 그 잠시를 이용해 게임을 조작해 주인공이 블랙홀 속에 갇히게 만듭니다. 드디어 해방된 디지털 트윈들은 배설 기관도 되찾고 게임 속에서지만 실제 인간처럼 살아가는 해방을 맛봅니다. 게임 속에서는 신이 되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던 주인공은 패치를 귀 밑에 묻힌 상태에서 자신이 탄 소형 우주선은 블랙홀에 갇혀 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죠.
신이 되려던 인간이 같은 인간도 아니고 사이버 인간의 재치라는 변수를 만나 블랙홀의 영원한 포로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가상현실이 모든 것을 해방시키는 인류의 자유의 보증수표가 될 수도 있지만 인간의 영혼을 영원히 가두어버리는 영혼의 가두리장 즉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는 양면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요? 결국은 인간의 욕망이 어느 방향으로 달려가느냐에 따라 가상현실이 이끄는 인류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