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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yes of Hokkadio

by 문윤범


그들 수사는 다시 시작된다.


https://youtu.be/KlUtJOTmmk8?si=81DtS1B6HXQZmZFl


그날 타오루가 본 건 한 명의 죽은 아이였다. 부모를 잃고, 이제 그 아이는 홀로 남겨진 것이었다. 벗은 몸이 되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 몸에서 발견된 건 파리의 유충뿐이었다. 파리 한 마리가 날아와 그 몸 안에 알을 낳고 곧 큰다. 성장하고 자란다.

그 아이를 보며 그는 말했다.

"죽은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애처롭거나, 아니면 안타까워해 그 몸을 끌어안거나 어루만져줄 생각 따위는 없는 듯하지만.

더 말을 잇지 못한다.

"어린애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리는 없으니.. 그렇지 않습니까?"

다시 입을 떼어내 말했다. 그때 히사시는 그 조그마한 몸의 목 부분을 보고 있었다.

"특별한 흔적 같은 것이 없군요. 모든 게 가지런히 놓였고, 저항한 흔적 같은 것도 없고.. 꼭 어른이 자살한 것처럼 말이에요."

침대 위는 깨끗했고, 아이는 꼭 신들의 밥상 위로 올려질 것처럼 굳은 덩어리가 되었을 뿐이다. 성스러운 제물처럼, 그들 살덩어리는 어느 날 호화로운 상 위에 올려져 그들을 미소 짓게 하리라.

흰 종이 위에 그린다. 죽은 아이, 그 몸에서 나는 냄새부터 그 방 안의 분위기까지 빠짐없이 기록한다. 타오루, 그는 언젠가부터 그 뾰족한 끝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끝 젖은 물로 적시고는 했다. 반드시 흰 종이어야 했다. 그래야 볼 수 있었다.

피가 튄 흔적 따위가 없는 사건의 현장은 자살로 볼 여지가 큰 것이었으므로. 그 방 안에 죽은 자가 있다면. 타살과 자살의 두 갈래 앞 고개 떨어뜨린다. 다시 앞을 본다. 가능성은 늘 0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살아남을 확률, 삶의 끝에서 그들이 본 것.

그 길을 가로 막은 눈덩어리는 없었다. 그 도시 도로는 늘 달리도록 준비된 것처럼. 차에 오른 히사시는 집으로 향한다. 아직 눈이 멈추지 않았지만.

집으로 들어섰음에도 생선 굽는 연기는 피어오르지 않고 곧장 식탁 앞에 앉지도 않는 그였다. 그는 이제 밥을 먹지만, 집 바깥에서도, 또한 술병 따위는 쳐다보지 않을 만큼 간졀해졌음에도.

그 여자가 아들을 볼 때, 아직 선한 눈으로 그 큰 몸을 보지만 왜인지 두렵기만 하다. 언제나 다시 0이 되고 마는데 당신은 또 꿈꾸려 했다.

"다시 나가는 거니?"

집은 늘 떠나온 길 그 끝에 머무른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말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이젠 모든 것에 무감각해진 것처럼 보이려 함에도 감출 수 없다.

"네."

운전대를 잡은 그는 또 떠난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그 길의 끝에 뭐가 있는지 볼 수 없지만. 차는 더 빠르게도 느리게도 달리지 않으며 그곳으로 향한다.


'Giant Peacock Moth' Vincent Van Gogh from Van Gogh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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