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캐나다 이야기

4. 영화 기생충과 캐나다

by 진 엘리

경험을 토대로 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실제 캐나다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라디오를 켰는데, 화면에 Bong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봉준호 감독이 캐나다 CBS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정말 유명하구나라고 느끼던 차에 왜 그 영화가 세계적인 공감을 샀는지 생각해 보았다.


몇 달 후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팀 로빈스라는 영화배우가 나와서 기생충을 극찬했다. 마블 같은

히어로물이 범람하는 할리우드도 이런 가난한 사람들을 그린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기생충이 단순히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어서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걸까?


처음 기생충을 보았을 때 받은 충격은 이 영화가 부와 가난과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캐나다에 살면서

깨달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잘 보여주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송강호 가족이 부잣집에 점차 취직하면서 부자들이 친절하다고 칭찬하면서 그다지 똑똑하지는

않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어설픈 사기극에 쉽게 속아 넘어간다고...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백인들이 참 친절하구나... 내가 살짝 거짓말을 해도 잘 속아 넘어가는구나 하고 느꼈던 때가 있었다. 캐나다인은 상대방의 말을 100% 믿어 준다. 하지만, 거짓이 밝혀진 경우 설령 진실도 믿어 주지 않는다. 한 번의 거짓말로 사람을 벌레 취급한다. 그래서, 누군가 상담을 요청하면 솔직히 말하면 된다. 어떤 경우 모든 일을 알고도 사실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모른 척 물어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실세인 것처럼 보이던 문광이라는 집사가 해고되는 장면이 있다. 그렇게 집안을 좌지우지하던 집사가 한순간에 해고된다. 한국인의 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캐나다 직장 생활을 하면, 나를 존중해주고 내가 무언가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느껴진다. 하나, 필요 없다고 직장에서 느끼는 순간 나의 자리는 없다. 캐나다 직장 생활은 간단하다. 누가 칭찬을 하건 비판을 하건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칭찬에 으쓱해져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 외에 일을 해서도 안되고 할 필요도 없다.


두 가족이 서로가 부잣집에서 일하겠다고 싸운다. 서로가 힘을 합쳐 부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캐나다는 이민 사회이다 보니 많은 민족이 있다. 모두가 같은 처지의 이민자이다. 같은 처지이니 서로 힘을 합쳐 도와서 살아야 하지 않나 하지만, 정작 이민자를 차별하는 건 또 다른 이민자이다. 내가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 한국 등 아시아권 이민자 학생들을 차별했던 교수는 역시 이민자였다. 영어 못한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역시 이민자이다. 오히려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원어민들은 영어 잘한다라고

칭찬한다. 이는 가만히 돌아보면,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가 와서 한국말을 하면 나라도 한국어 잘한다고 하지 너 한국어 공부 더해라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이 외국인 노동자가 얼마나 한국말을 잘해도 나보다 더 잘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송강호 가족이 모두 부잣집에 취직하고, 이제 부자들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하고 있을 때,

부자 이선균은 선을 넘는 것은 참지 못한다. 이 부자 가족을 자신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했지만, (대부분은 마음대로 해주는 듯 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은 넘지 못하게 하고 선을 넘으려고 하면 불쾌한다. 캐나다도 이런 부분이 있다. 한국의 정이라는 정서로 내가 이 정도 잘해주었는데, 네가 이러면 안 되지 라는 마음은 없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단어는 이해도 못할 거다. 필요 없어지면, 직장 내 권고사직이나 해고도 자유롭다. 이민자들이 다수의 자리를 차지하고 기존 백인들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생각하지만, 회사에서 윗자리는 대부분 백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그 회사의 대우가 좋고 복지가 탄탄한 것을 알려면 얼마나 백인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는지를 보면 된다고... 흔히 알려진 좋은 회사는 백인들이 거의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는 공채라는 것이 없어서 그런 좋은 회사는 어떻게 입사하는지 보통 사람은 알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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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기생충 영화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너무 캐나다 욕만 한 것 같은데, 제가 살아 본 캐나다는 장점도 많습니다. 캐나다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보답받는 사회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누가 사장이 되어도 함부로 회사를 그만두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경우, 어머어마한 퇴직금을 제시합니다. 퇴사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될 정도로... 기생충의 가족들이 욕심부리지 않고, 맡은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했다면 계속 잘 살았겠죠?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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