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다 보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나라

by 진 엘리

캐나다는 연어가 바다로 가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응원하듯 그런 삶을 응원하는 듯하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묵묵히 한 사람은 직장 내에서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10년 이상 일을 한 사람은 모든 일에 있어서 우선권을 준다. 주말에 원하지 않으면 일을 시키지 않고 신입들이 주로 주말에 일을 한다. 거의 모든 선택에 우선권을 준다. 예를 들어 회사가 어려워져 정리해고를 해야 하더라도, 가장 최근에 채용된 직원부터 권고사직한다. 만약 급여가 높다고 10년 이상 된 사람을 권고사직시키거나 하면 노조가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이고, 노조가 없더라도 10년 이상 된 사람을 직장을 떠나게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지불하여야 한다. 또, 회사가 다른 회사에 매각되거나 합병되더라도 고용이 그대로 승계된다. 본인이 새로운 회사를 원하지 않으면 퇴사할 수도 있겠지만, 이전 회사에서의 조건 그대로 새 회사에 소속되고, 근무했던 경력도 그대로 인정된다. 내가 알고 있는 약사님의 이야기이다. 약사님이 일하시던 약국이 도매상을 토대로 하는 회사에 매각되었다. 물론 그 약사님은 예전 조건 그대로 새 회사에서 일하시게 되었다. 무슨 이유인지 알 수는 없으나, 회사에서 그 약사님께 18개월에 해당하는 급여와 보험 혜택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퇴사를 요구했다. 약사님 연세가 은퇴하실 나이에 가까워지셨고 조건도 나쁘지 않아 받아들이셨다. 그 조건 중에 하나가 6개월 후 매달 받는 급여의 70%만을 받는다면 다른 일도 할 수 있었다. 6개월 후 직업을 다시 찾으셨고 약사님 왈; 처음에 권고사직받고 충격도 받았지만, 지금 통장에 입금되는 돈이 생각보다 많고 새로이 구한 직장이 자신의 경력에 도움을 주니 오히려 잘된 일인 듯 생각된다고 하셨다. 그 약사님이 한 회사에서 10년 이상을 일했고, 자신의 잘못으로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므로 회사는 정당한 보상 없이 직원을 내보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10년 동안 회사를 꾸준히 다닌 그 점을 높이 사는 나라이다. 그 사람의 성실성이 보장되었다고 본다. 캐나다에 살면 강한 자가 살아남는 사회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누군가는 비웃을 수도 있지만, 이유도 모른 체 강을 거슬러 자신 만의 길을 꾸준히 가는 연어를 캐나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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