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월이면
4월이 되면 언제나 처음 시작했던 캐나다에서의 삶이 떠오른다. 영어도 서투르고 길도 잘 모르고, 아이들은 어려서 어디를 가던 손 꼭 잡고 함께 가야 했다. 아주 가까운 마트에 가는 길도 몰라 반드시 내비게이션을 작동해야 했다. 그 당시 차에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지 않아 차에서 내릴 때는 반드시 내비게이션을 분리해서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야 했다. 이유는 차 내부에 동전, 가방, 옷, 내비게이션 등 돈이 될만하거나 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훔치기 위해 창문을 부스기 때문에 어떤 경우 피해액보다 차 수리비가 더 들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다행히 이런 피해는 없었지만, 지인 중에 이런 피해를 본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기 때문에 괜한 걱정은 아니라 생각된다.
초등학교로 바로 가면 된다고 교육청에서 알려 주었기 때문에 월요일이 되어 서류를 챙겨 해당 주소 학군인 초등학교로 갔다. 그곳 교장 선생님이 지금은 학생 정원이 꽉 찼기 때문에 신입생을 받을 수 없고,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에 연락해 보니, 그곳은 여유가 있으니 거기로 가 보라고 했다. 교장 선생님이 가 보라고 한 초등학교는 오히려 집에서 더 가까웠다. 해당 학군 학교보다 더 가까운데 학군이 아니라니, 좀 황당했지만,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되었다. 캐나다에서 차로 아이들 등 하교시키는 일도 만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딸들이 1학년 2학년에 입학해야 되는 줄 알았는데, 새로 간 곳의 교장 선생님이 유치원과 1학년에 입학할 나이라고 하셨다. 순간 당황했다. 주변에서 듣기로 캐나다는 학교 정원이 꽉 찼으면, 코 앞에 학교가 있어도, 못 가고 아주 멀리 학교를 다닐 수도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교장 선생님께서 학교에 유치원과 1학년 모두 전학생을 받을 여유가 있다고 하셨다. 단지, 유치원은 오전 오후반이 있는데, 오후반 (12시 20분 시작해서 2시 45분에 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몇몇 초등학교는 종일반이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 학교는 내년부터 가능하다고 알려 주셨다. 내년이 무슨 소용....
이런저런 서류를 요구하셨고, 그 서류들을 체크하신 후, 아이들을 각자 반으로 데려가 담임 선생님에게 소개해 주셨다. 작은 아이의 선생님은 젊은 여자 선생님이셨고, 큰 아이 선생님은 정년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 선생님이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선생님은 부부 교사로 남편분도 그 학교 선생님이셨고, 몇 년 후 함께 정년 퇴임하셨다. 서류 중 특이했던 점은 예방 주사 기록이었다. 친정 엄마의 극성으로 모든 접종을 다해서 추가로 해야 할 예방 접종은 없었다. 이로써 나와 딸들의 길다면 긴 캐나다의 여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