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시땅 아몬드 샤워오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2.

by 김삼일

어릴 적 부터 세뇌받았던 '아껴야 잘산다' 정신 때문인지 돈에 얽매이지 않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근검절약하고 있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가격표를 먼저 보고, 여러가지 옵션이 있을 때 싼 것 위주로 고르고, 비싼 물건을 살때면 이것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두번이고 세번이고 생각한다.


특히 돈을 쓰기 아까울 때는 돈쓴티가 안날 때이다. 밖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 입는 옷, 가방, 신발등은 그나마 투자가치(?)가 느껴지는데 집에서 입는 옷, 샤워용품들은 좋은 걸 한번 써볼까 하다가도 '누가 보는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에 자꾸 싼 것을 찾게 된다. 철저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하는, 어찌보면 궁상맞은 면들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수영을 시작했다. 남들과 함께 샤워를 한다. 나의 샤워 용품을 남들이 볼 수 있다. 게다가 극건성인 나에게 수영시작전과 수영후의 두번의 샤워는 몸의 수분을 앗아가는 행위라 최대한 보습이 잘되는 제품을 찾아야한다. 유튜브 배사임당 채널에서 추천받은 록시땅 아몬드 샤워오일이 떠올랐다. 록시땅 아몬드 샤워오일은 이름은 샤워오일이지만 바디워시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이걸로 샤워하니 몸이 보드러워요' 라는 유튜버의 말이 귓가에서 계속 맴돌던 차였다. 수영을 시작하고도 살까말까 고민하던 차에 갑작스레 남편의 미국출장일정이 잡혔다.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출장을 떠나는 남편의 손에 품명을 적어주고, 2주의 출장 후 제품을 받아보았다.


록시땅 아몬드 샤워오일의 이용후기는...... 제품은 좋다, 하지만 입이 떡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레질만큼은 아니다. 샤워할 때 이 제품을 사용하고 나면 피부가 부드럽고 매끈해져 기분이 좋다. 샤워하는 동안도 향이 좋아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계속 이 제품을 살것인가? 그것은 미지수. 좋긴 하지만 또 다른 제품들을 써보고 싶기는 하고, 계속 샤워용품을 록시땅을 쓰는 가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기존에 사용하던 세타필 대용량 바디워시 100ml당 1500원 가량, 면세가로 산 록시땅 아몬드 샤워오일 100ml당 10000원 가량..계산이 정확한 건지 모르겠다. 갑자기 계산을 하니 속이 쓰려온다. 내가 이렇게 사치를 했다니. 내가 한번 25000원 쓸 수 있지 했지만 막상 계산을 해보니 계속은 못쓸 것 같다. 한번의 기분전환으로 끝나겠구나....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돈을 벌면서부터 조금씩 타협점을 찾으려 한다. 제일 싼 것도 아닌, 제일 비싼 것도 아닌, 나에게 맞는 물건을 찾으려는 노력. 나에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나를 조금은 대우해주고 싶다는 마음. 속옷도 샴푸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조금 다른 물건들을 찾아보고, 비싸도 한번은 사서 써보고, 내가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고, 싸지만 좋은 제품을 찾으려 노력해보고. 나를 대우하려고 노력한다. 작은 물건이지만, 3분의 양치를 10분의 샤워를 즐겁게 해줄 물건을 찾았을 때 그게 또 그렇게 기분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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