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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다른 누구보다 난 내가 제일 중요해

육아할 때의 올바른 마음가짐

 

 나는 육아우울증을 겪으며 몸과 정신이 망가졌고, 결국 암투병까지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많은 장기를 수술로 잃게 되었다. 항암치료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만약 내가 혼자 육아를 하지 않았더라면, 남편이나 친정부모님이 조금 더 도와주었더라면, 심지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암에 걸리지 않았을까? 결과적으로 암에 걸렸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내가 어찌 되었건 우울증을 겪었을 사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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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상황에 불만족하는 것. 그것은 결혼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심했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민감했고,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며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곤 했다. 나는 잘나지 못한 존재이며,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 여기며 스스로 위축되었다. 오히려 출산으로 인해 나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가 생겨 감사해야 할 일이다.     


  우울증의 원인을 현재 상황에서만 찾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변화시켜야 한다. 나와 같은 우울감을 겪는 육아맘들이 있다면,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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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는 심리상담보다 정신과가 더 맞는 방향이었다.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했을 때, 내 앞에 앉은 소위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본인이 육아할 때는 친정어머니, 시어머니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본인이 워킹맘으로 일할 때 도와주었다, 도우미 이모도 있어서 편했다, 이런 뜬금없는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아이가 아직 세돌밖에 안되었는데 친정이 편도 3~4시간 거리라 너무 멀어서 가기가 힘들다고 했더니, 카시트에 태우고 가면 되는 거 아니냐며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상담시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더는 할 말이 없는 것 같다고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번호를 차단했다. 그 상담센터에 대한 좋지 않은 리뷰가 있었는데 회사 복지로 무료 방문상담을 했던 나의 판단미스였다. 


  물론 사람마다 맞는 치료 방향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상담센터에서 위로를 얻고 증상이 개선되기도 한다. 주변의 추천을 받아 좋은 센터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상담센터에서의 실패 후 정신과를 찾았다. 정신과에서는 체계적인 질문지를 통해 나의 우울감에 대해 체크했으며, 나의 힘든 상황에 대해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었다. 가벼운 약을 처방받은 것은 덤이다. 정신과에서 처방해 주는 약은 의외로 독하지 않다. 약과 의사를 믿고 건강을 위해 처방받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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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은 다른 사람이 챙겨주지 않는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이 명제는 내가 암투병 이후에도 깊이 새기고 있는 문장이다. 암투병을 한 지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내 암투병을 기억하고 내 몸을 챙겨주는 이는 주변에 없다. 심지어 가족들조차 (내 몸을 걱정하는 마음은 있지만) 내가 암 생존자라는 사실을 잊고 지낸다. 식이요법, 운동, 육아 등 모든 것은 여전히 내 몫이다. 육아를 하며, 누구보다 내가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하며, 그 무엇보다 내 몸이 건강해야 나도, 내 가족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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